수출입 운송 ‘더 빨리, 더 싸게’…국제물류도 디지털

플랫폼 욜카고로 견적부터 트래킹까지…㈜와이오엘 정현웅 대표·윤종수 CTO 

 

수출과 수입처럼 국가 간의 거래에서응당 첨단 IT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을 거로 생각하기 쉽다하지만수출입 과정에서 화물을 인수해 수하인에게 인도할 때까지 모든 업무를 주선하는 포워더(forwarder, 국제물류주선업체계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와이오엘(YOL, Your Online Logistics) 정현웅 대표와 윤종수 CTO는 디지털 위주의 혁신 기술에 기반해 굴러가고 있는 타 분야에 비해 포워더 분야는 낙후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아날로그화돼 있는 포워더 시스템을 디지털로 변환해 24시간 언제어디서나 해외 물류 비교 견적부터 화물 트래킹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한눈에 알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36개월간 개발 과정 끝에 디지털 플랫폼’ 완성

 

아니남는 게 있어요이 가격이 가능해요?”

 

와이오엘의 고객중 한 수출입업체 대표가 처음 와이오엘 관계자와 미팅 후 한 말이다이렇게 놀라움 반의심 반’ 와이오엘과 거래를 튼 고객만 700개사선적 건수 780누적 견적서 수 2200개를 넘는다이 모든 일이 16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업계를 놀라게 한 와이오엘의 주력 서비스인 해외운송 플랫폼 욜카고(YOLCARGO)는 개발기간만 36개월이 걸렸다. 2017년 7월 법인 설립 후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도입하려 했지만해운물류 규정에 관련 표준이 마련되지 않아 13개월 넘게 개발한 기술 적용은 잠시 뒤로 미루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20년 3월 상용제품 개발을 하게 됐고그로부터 1년 뒤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윤종수 CTO는 무역업무나 프로세스 비용 체계들이 국가마다 달라 일일이 맞춰나가고 검증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정확도가 생명인 만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증을 여러 각도로 다양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욜카고는 수출입업체가 가장 알고 싶어 하고가장 불편해했던 포인트를 짚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수출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지만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부분이 견적서다이전에는 세관 관세사 나라마다 다른 규제와 환율 및 공휴일 B/L 발급비 항만시설보안료 화물취급 수수료 화물인도지시서 발급비 터미널 작업비 컨테이너 세척비 화물입출항료 등 부대비용과 보험 등 자잘한 비용들을 비교해 견적서를 내기까지 3~7일 정도 걸렸다게다가 이 모든 사항을 전화와 이메일로 하다 보니 3~7일 후에 받은 견적이 최적가가 아닐 경우이 모든 과정을 다시 반복해야만 했다.

 

정현웅 대표는 이런 업계의 관행을 혁신적으로 바꿔 좀 더 쉽고빠르고정확하게 견적을 낼 수 있는데다 화물 예약부터 통관화물 트래킹까지 운송의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욜카고를 이용하면 24시간 언제어디서나 1~2분 안에 최적의 견적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심지어 기존에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견적을 낼 때보다 20~30% 이상 저렴하죠일례로미얀마로 컨테이너당 70만원에 운송하고 있던 업체는 현재 욜카고를 통해 40만원에 운송하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에 오히려 의심하면서 경력까지 물어보고회사까지 찾아와 대면 미팅을 할 정도였죠거래하면서 추가로 할인을 하는 등 정성을 보였더니 지금은 한 달에 컨테이너 2~3개씩 거래할 정도로 충성고객이 됐습니다.”

 

욜카고의 원가 인하’ 비결은 뭘까상식적으로 온라인이다 보니 중간 과정이 간편해져 가격이 다운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실상 국제운송에서 중간 과정은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이보다는 선박회사로부터 원가를 낮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기본적으로 여러 화주와 물량을 모으면 선사에게 유리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일례로 태국에서 호주까지 4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를 보내면 2000달러이지만 100개를 보내면 1000달러로 떨어진다욜카고는 물량이 한 번에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물론핸들링 수수료가 없는 온라인 방식이라는 점도 한몫한다욜카고가 원가를 낮출 수 있었던 주 요인은 이들만의 업무 노하우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탑재된 플랫폼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물류 디지털’ 늦은 이유는

 

욜카고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앱을 구동하거나인터넷 사이트로 들어가면 된다여기서 국가와 항구를 정하고제품 출발 위치와 도착 위치컨테이너 개수·타입만 입력하면 견적이 바로 산출된다.

 

이렇게 해외물류 운송의 전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디지털 플랫폼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활성화돼 있는 시스템이다타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유독 물류 디지털화가 늦은 이유는 변화를 바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직된 업계 분위기 탓이 크다해운사를 예로 들자면아직도 출근 시 말끔한 양복 차림은 기본이다포워더 업계는 여전히 팩스로 문서를 주고받고온라인으로 가능한 일도 직접 문서로 전달해야 하며사인도 직접 하는 등의 수고로움을 거치고 있다.

 

정현웅 대표·윤종수 CTO는 여전히 많은 수출입업체가 디지털 포워더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을 거라 예상했다현재 국내에만 3700여곳의 포워드 회사가 있지만이중 디지털 포워드 회사는 10곳뿐이라는 것도 업계의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정 대표는 욜카고를 알리기 위해 광고를 내서 고객사를 영입하기도 하고회사에 직접 이메일과 전화를 하는 직접 홍보도 감행했다이렇게 욜카고의 고객사가 된 기업들은 가격에 대한 만족도와 편리성을 최고의 강점으로 꼽았다고 한다.

 

욜카고의 인기 급상승으로 매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와이오엘은 작년 매출 37000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만 77000만원으로 급상승했다작년 한 해 매출의 두 배 이상을 반년 만에 이뤄낸 셈이다와이오엘은 올 9월까지 매출은 138000만원을 달성했고이대로 가면 2022년 한 해에만 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거라 예상했다.

 

한국의 프레이토스최고 디지털 포워더가 될 것

 

올 초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투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된 와이오엘은 플랫폼 욜카고를 업데이트해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내보일 예정이다정현웅 대표·윤종수 CTO 모두 AI 관련 지식이 있다 보니 플랫폼에도 관련 기술을 쏟아붓겠다는 다짐을 내비친 것이다.

 

정 대표는 영국의 서리 대학교(University of Surrey)에서 컴퓨터공학과 음성인식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삼성전자와 Cisco에서 S/W R&D 수석연구원으로 8년 일했고포워더 마케팅 경력만 12년의 베테랑이다윤종수 CTO는 강원대 공대 졸업 후 머신러닝과 블록체인 R&D 업계에서만 18년간 일한 전문가다.

 

우선 정 대표는 내년에 시범사업을 거쳐 오는 2024년까지는 AI 기반의 해상운임 예측과 맞춤형 고객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수출운송경로 최적화를 통해 최소 운송비용 검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선박회사 운임체계가다음 달 운임이 이번 달에 결정되는 식이어서 향후 운임이 어떻게 될지 수출입 회사들이 굉장히 궁금해합니다특히 작은 물건을 수출할 경우에는 전체 판매금에서 운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거든요무역을 많이 해본 회사는 운임이 1000만원이라고 한다면 그 예상 범위를 1500만원까지 잡아놓기도 해요운임의 예측범위를 알고자 하는 고객사의 니즈를 파악해 AI가 금액 범위를 좀 더 세밀하게 알려주는 시스템을 곧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어 내년에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설치해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온라인 해운 및 항공 수송 예약 플랫폼 회사인 프레이토스의 사업모델을 참고 삼아향후 한국의 프레이토스로서 한국과 신남방국에서 최고의 디지털 포워더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프레이토스가 B2B 사이트인 알리바바에 들어가 있거든요아무래도 플랫폼과 협력하면 회사 파급력도 더 높아질 것입니다욜카고 역시 회사가 커지면 B2B 사이트와 활발히 협력할 계획입니다최근 농식품 쪽의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이에 발맞춰 ‘Kfoodbuyers’의 운영사인 노다랩과 협력하기로 했고곧 이 사이트를 통해서도 욜카고와 물류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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