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처럼 누구나 쉽게 3차원 웹 만들 수 있다”

‘가장 경량화된 무설치 메타버스’…플리카 고수영 대표 

 

최근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주목을 받는 기술 메타버스(Metaverse)’. 전 세계 주요 기업의 핵심기술을 선보이는 CES 2023에서도 메타버스가 새롭게 추가될 정도다하지만일반인에게 메타버스는 어렵기만 하다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사람들이 가지는 이미지는 분명하고 관련 회사들은 무수히 많지만뚜렷한 성과를 낸 케이스는 아직 없기 때문일 것이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플리카(plika)의 고수영 대표는 그래서 메타버스를 가리키며 신기루와 같다고 표현했다이런 이유로 플리카의 목표는 명확하다일반인에게 손에 잡히지 않아 신기루와 같았던 3차원 웹을 별도의 기술이 없거나특별히 뭔가를 설치하지 않아도 스스로 구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플리카의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페이스북도 시도 못한 무설치 웹’ 어디서나 쉽게 3차원 구현

 

윈도우 익스플로러라는 윈도우 창이 개발된 지 30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사람들은 2D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3차원이 대세인 이 시점에도 여전히 이미지텍스트영상이라는 단순화된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3차원 기반의 웹브라우저를 쉽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IT업계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3차원 가상세계로 대변되는 메타버스는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XR(확장현실기술이 총망라한 집합체로 미래산업을 이끌 핵심 먹거리이기 때문이다작년에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면서마크 저커버그는 메타버스에 대해 시공간을 초월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다음 단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현재 누구나 홈페이지를 가진 것처럼앞으로는 3차원의 가상공간을 통해 브랜드나 개인 홍보를 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 내다봤다관건은 일반인이 얼마나 쉽고편리하게 메타버스 기술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느냐다.

 

이는 플리카 기술의 지향점이기도 하다한마디로 플리카를 설명하자면, ‘가장 경량화된 무설치 메타버스라 할 수 있다플리카 기술의 원천이 ‘3차원 웹의 경량화에 있기 때문이다이는 플리카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여기서 경량화란로딩시간 대비 가장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일례로 그래픽 품질이 높거나모델링 안에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담을 수 있거나공간의 규모를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무설치란메타버스를 실행하기 위해 별도로 뭔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링크만으로 3차원이 구동되기 때문에 설치 메타버스 기반인 메타(전 페이스북)에 비해 일반인이 사용하기에 훨씬 쉽다.

 

모두가 홈페이지를 가진 이 시대에 기존의 홈페이지는 더 이상 차별화된 매체가 아닙니다앞으로는 플리카를 통해 3차원 뷰어를 모두가 쉽게 가지고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인이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을 가질 수도 있지만기존에 갖고 있던 홈페이지에 뷰어를 연동하면 클릭만으로도 3차원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고수영 대표는 말했다.

 

특히 내년 2월에 완전히 상용화할 계획인 오토모델링’ 기능을 활용하면별도의 기술 없이도 브랜드나 제품을 3차원으로 소개할 수 있다일례로 사용자가 오브젝트의 동영상을 촬영한 후 플랫폼에 업로드하면촬영된 물체가 자동으로 3차원 모델링으로 전시된다이 기능은 패션 같은 소규모 오브젝트에서 좀 더 디테일하게 구현되는 기술적인 특징이 있다이 기능을 통해 3차원 공간에서 거래까지 일어난다면라이브커머스와 3차원 쇼룸을 연계해 3차원 커머스까지 가능해진다.

 

오토모델링툴과 3D 뷰어는 별개의 툴이지만일반 사용자에게 이를 연계해서 제공할 것입니다모델링 용량이 없어도 이 뷰어를 통해 제품을 다른 누군가에게 3차원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죠무설치 웹에서 오토모델링툴이 시도된 케이스는 전 세계에서 아직 한 번도 없습니다플리카가 첫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고 대표는 유튜브가 존재하는 것은 동영상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환경 때문이라며, “모델링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돼야 3차원이 의미가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쇼핑몰이든제품 쇼룸이든 쉽게 3차원 웹 만드는 환경 지원

 

플리카의 초기창업 기획은 비대면 3차원 여행이 가능한 가상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CCTV에서 보이는 2차원의 이미지를 컴퓨터 비전을 사용해 3차원 공간으로 변환시킨 다음이곳을 여행하게 하는 것이다따라서 현실에서 24시간, 365일 각기 다른 날씨와 시간이 주어지듯이 가상공간에서도 똑같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의 창업 밑그림은 전공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건축을 공부한 고 대표는 독일에서 가상현실과 미디움(Medium)을 전공했다건축 기반의 미디움을 만드는 것인데일반건축과 달리 디스플레이 안에서 3차원을 구현하는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다이 안에는 3차원 디자인, IT 형식의 인터렉션 디자인그래픽 퀄리티를 개선하는 작업 등이 하나의 결과물에 다 담겨 있다.

 

 

이런 전공을 살려 창업 초안을 짰지만초기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비대면 실시간 여행이 비현실적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이에 방향을 틀어 작년 9월부터 메타버스 기반의 제품(플랫폼)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3개월 만에 87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2022년 1월에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플리카는 KT&G 상상유니브 MBC C&I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콘텐츠원 동서대 숙명여대 조선대 등 20여 군데와 협업 중이다제품이나 영상을 3차원 모델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 3차원 상태에서 제품 확대도 가능하다또 각 기업이나 기관의 목적과 요구에 따라 투표기능을 담거나화면공유 영상 채팅을 통해 이벤트를 열 수 있게 하거나인벤토리 기능을 넣기도 한다.

 

가상공간이라고 해서 현실과 동떨어지지도 않았다일례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40개의 패션브랜드의 제품을 걸치고 있는 아바타들은 가상인물이 아니라 현실인물을 스캔해서 제작한 것이다인체 비율도 실제와 같다.

 

플리카의 현실 추구는 회사명에서도 드러난다플리카는 래플리카(replica, 복제품)에서 접두사 re를 제거해 만든 단어라고 고 대표는 설명했다.

가상공간이 복제된 세상이고디지털 트윈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 있습니다플리카는 그 반대를 향하고 있고, ‘원본이기를 원합니다.”

세상에 있는 것을 모방하는 공간이 아닌원래 가상공간에만 존재하는 무엇을 만들겠다는 의지이면서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가상현실에 들락날락메타버스 말고 플리카 랜드

 

 

플리카의 전 직원은 100% ‘플리카 랜드라는 3차원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다몸은 집에 있지만가상공간으로 출근하고이곳에서 모든 업무와 소통을 하는 것이다다소 생소한 업무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고 대표는 인터뷰 중에 가상의 오피스에 접속해 회사 전경과 직원들을 소개했다.

 

입장하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플리카 빌딩으로 들어가면크고 작은 크기의 오피스들이 있고팀복을 입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소규모 미팅을 하고 있다전체 미팅이 필요할 때는 미팅룸에 모인다음성채팅으로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다손님 접대 및 외부 미팅도 이곳에서 한다마치 고객이 회사를 방문하듯 누구나 가상공간에 입장할 수 있는 것이다업무 중간 휴식시간에는 가상의 낚시터에 모여 낚시게임을 즐기기도 한다고 대표는 재택근무라 하더라도 가상의 한 공간에 함께 모여 있으니 소속감도 있고좀 더 안정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가상현실에 들락날락할 수 있는 것은 어디서나쉽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대표는 2D 인터페이스의 소비환경을 3차원으로 전환하는 데 플리카가 혁신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국내에는 20개 미만으로 추정되지만전 세계적으로 따져보면 3차원 웹을 만드는 회사는 매우 많습니다하지만 우리의 강점은 쉽고간편하다는 것입니다현재 누구나 온라인숍을 개설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3차원 웹을 만드는 것은 그렇지 못합니다쇼핑몰이든제품 쇼룸이든 쉽게 3차원 웹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저희의 비전입니다.”

 

이러한 플리카의 목표는 세계시장을 내다보고 있다내년에는 북미 쪽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대표는 앞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한정되는 것보다 플리카 자체로 이미지화되길 바랐다.

 

지금은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통해서 쉽게 우리 서비스를 이미지화할 수 있지만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플리카라는 단어만 사용해도 플리카는 이런 곳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구동되길 희망합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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