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건강하고, 더 좋은 선택을 위한 새로운 ‘관성’”

여성 ‘웰니스’에 집중하다…㈜이너시아 김효이 대표·박지혜 이사 

 

관성에 젖어있다라는 표현이 있다타성에 젖어 하던 일을 습관처럼 반복하는 것을 이르는 말로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크다이런 관성의 법칙은 유독 우리네 일상에서 잘 드러나곤 한다여성들에 있어서는 생리대가 대표적이다. ‘써봤더니 좋네라는 생각이 들면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평생 구매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너시아(INERTIA)는 이런 삶의 관성에 주목했다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김효이 대표와 박지혜 이사는 관성이 꼭 물체의 운동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적용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크고 중요한 문제일수록 관성이 커서 오랫동안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이너시아가 일상 전반에 자리 잡은 기존의 관성을 깨는 새로운 관성이 되고 싶다고 했다.

 

왜 생리대는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만 사용할까?”

 

김효이 대표는 이너시아를 여성의 삶에 있어 웰니스’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정의했다그런 고민 아래 이너시아에서 처음 탄생한 제품이 생리대시중에 수십 가지의 브랜드와 제품이 넘쳐나지만여전히 그 안에는 불편한’, ‘부족한’ 뭔가가 있었고이런 문제들이 김 대표를 이전에는 없던 생리대를 개발하는 길로 이끌었다카이스트(KAIST)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를 나온 김 대표는 원래 의료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던 공학도였다.

 

김 대표는 “99%의 정확도를 99.1%, 99.2%, 99.9%까지 만드는 일도 의미 있지만세상에 없던 0에서 1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배운 기술들을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와 기존의 1단계 영역에 머물러 있던 제품들을 1.5단계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창업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에 동의한 카이스트(KAIST) 출신 여성 공학도 4명이 모여 설립한 기업이 지금의 이너시아다카이스트 홍보대사 동아리에서 선후배 사이로 만난 김효이 대표고은비(Lead), 이승민(Lead), 박지혜(Lead) 이사는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2021년 7월 이너시아를 설립했다.

 

그들의 이런 의지의 결합체가 이너시아 더 프리즘(INERTIA THE PRISM)’이다사람이기에 관성에 의해 익숙한 물건들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여성들에게 있어서는 생리대가 대표적인 품목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삶에 밀접한데 오랫동안 바뀌지 않은 것들에 관심을 가졌다리스트 한 것들만 100가지가 넘었다그중 하나가 생리대였다, “의학이 발전한 것처럼 이런 좋은 기술을 생리대에도 접목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실 수많은 생리대 브랜드가 있고저마다 인증마크들을 자랑스럽게 달고 나오지만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재 자체가 변했다고 볼 순 없다유기농 생리대도 마찬가지다생리대 전체에 유기농을 사용했다기보다는 커버 면에만 유기농을 사용한 경우가 대다수다, ‘유기농 커버 생리대인 셈이다게다가 생리대는 생리혈이 새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를 쓰는 경우가 많다.

 

이너시아는 기존의 생리대가 가지고 있던 이런 문제들에 집중했다그 결과 이너시아의 생리대는 100% 유기농 순면으로만 이뤄졌는데도 흡수력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이 기술의 중심에는 독성물질이 없는 천연흡수체인 셀라텍스(CELLATEX)가 있다셀라텍스는 수술실의 지혈 소재들에 사용되던 원료로 지금까지 생리대에 이런 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치과에서 이를 뽑고 난 후 피를 잘 멎게 하기 위해 거즈를 물려준다이런 원리들을 생리대에도 똑같이 적용하면 좋을 거 같았다, “미세플라스틱 흡수체 대신에 지혈 소재에 적용되던 소재들을 사용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피를 흡수해 주면서도 플라스틱이나 화학적인 독성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삶 전반에 관심 가지고 제품을 개발할 것

 

이너시아의 생리대는 타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출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작년 7월에 론칭해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이미 첫해에 수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와디즈크라우드 펀딩에서는 2주 동안 2%의 목표치를 달성했다. ‘플라스틱 없는 100% 유기농 순면 생리대에 대한 여성의 니즈가 그만큼 높았던 것이다.

 

 

박지혜 이사는 우리 제품이 가격대가 낮진 않지만해외의 프리미엄 생리대를 사용했던 수요층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던 가격대였다, “고객조사 결과일부러 비싼 돈 주고 외국의 제품을 샀는데 흡수력은 기대감에 못 미치고착용감도 뻣뻣해 고민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하지만우리 제품을 써보고 정착했다는 후기가 대부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 이사는 가장 많은 구매층 역시 35~45세로이들의 특징이 자신의 소신에 따라 주체적으로 소비하는 연령대라는 점이라며, “내 몸에 좋은 걸 직접 찾아 쓰거나 자녀에게 더 좋은 제품을 주고 싶은 어머니 층들이 융합하면서이 나이대의 구매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간호사나 승무원변호사처럼 오랫동안 생리대를 갈기 어렵거나 활동량이 많은 직업군에서 이너시아의 제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그만큼 유기농 순면의 부드러움과 흡수력이 빛을 발했다는 뜻이다.

 

이너시아의 다음 스텝은 더 다양한 곳을 향해 있다김 대표는 여성의 삶이 생리가 전부가 아니다먹고마시고자는 모든 과정에 습관적으로 선택하는 제품들이 많은데과연 그것들이 우리가 만족할 만큼 좋은 제품이냐 묻는다면 아닌 것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성들이 이너시아 제품이라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고 할 정도의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다앞으로 우리가 연구개발 하는 영역이 속옷일 수도 있고생활분야 일수도 있다소비재 이상의 영역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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