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을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

장애인 재활교육 서비스…㈜한마음희망나눔센터 박명준 대표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스포츠 마케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던 박명준 대표는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부인이 근무하던 복지관에 놀러 가면서 인생이 180도 바뀐 케이스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한마음희망나눔센터 박명준 대표는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원대한 뜻을 품고 시작했다기보다장애인들에게 필요할 것 같아서 그리고 수요가 있으니 당연히 공급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오랫동안 장애인들과 교류하다 보니 이것이 나의 평생 업이 됐고그들이 스스로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보람되고긍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재활서비스를 지역에서 충분히 받을 수 없을까

 

마케팅을 전공한 그는 이승엽·이천수 같은 당대 유명한 스포츠 선수들이 속해있던 에이전시에서 스포츠 마케터로 활동했다스포츠 마케터의 이야기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 제리 맥과이어(Jerry Maquire)’의 제리 맥과이어가 회사를 나오게 되면서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것처럼박 대표 역시 회사를 나오면서 이전과 다른 길을 걸으며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변하지 않은 것은 마케터로서 전혀 다른 두 세상의 접점을 찾는 능력이었다.

 

박명준 대표는 와이프와 연애 시절와이프가 근무했던 복지관에 갔다가 언어치료를 받으려는 대기자들이 굉장히 많은데도 다 받지 못하는 것을 봤다, “그때는 민간시장이 없었다주로 복지관에서 재활하다 보니 퇴근시간 이후에는 재활을 받지 못하는 대기자들이 많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교육받고 싶어도 교육을 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을 의아하게 바라본 그는단순히 안타깝다라는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자신이 관련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장애인이 전문가의 재활서비스를 지역 내에서 충분히 받을 수 없을까?’라는 의문이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복지를 창업으로 연결하는 생각의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그는 당시만 하더라도 사회복지 영역과 경영을 플러스시켜 비즈니스화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사회복지 영역은 국가에서 책임질 부분이고경영은 수익이 효율적으로 잘 나는 모델을 비즈니스화하는 것이 목적인데이 두 개를 접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하지만박 대표는 비용을 내서라도 재활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수요가 명확하게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 재활교육서비스 전문기관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그렇게 해서 2003년 5000만원을 대출받아 첫 센터를 개원한 곳이 금촌역이었다.

 

박 대표는 당시 5층짜리 신축 상가에 병원 건물이 들어섰는데그 병원 이름이 한마음 병원이었다건물주였던 병원 원장에게 상호를 같이 써도 되겠냐고 물었더니흔쾌히 허락해서 한마음이라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한마음아동발달센터였다가 사업이 확장되면서 지금의 한마음희망나눔센터가 됐다처음에는 마케팅적인 시각에서 센터명을 지었다면이제는 정말 한마음처럼 됐다. ‘우리가 장애인을 대할 때 한마음으로 같이 나아가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아동의 이동 편의를 위해 지역 거점 형태로 발전

 

박 대표에 따르면처음 센터를 열자마자 부모들의 관심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그만큼 지역 기반의 장애아동 교육과 재활 서비스를 하는 시설이 없었다는 뜻이다이후 2008년 교하에 90(약 297.5규모로 2호점을 연 박 대표는 지역 거점 형태로 센터를 운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사실 경영학적으로 볼 때 여러 곳의 센터를 운영한다는 것은 고정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다하지만박 대표는 아이들의 이동 편의를 생각해서 여러 센터를 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2012년도에 사회적 기업이 되면서 문산에 3호점을, 2019년 말에는 4호점인 운정센터를 열었다. 1호점도 시설을 확장해 금릉역 주변으로 이주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문산센터가 있는 곳은 상권으로 그리 좋은 지역이 아니다그는 사회적 기업이 되면서 교육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관심이 갔다문산센터가 있는 지역은 학원도 많지 않아서 비장애 아이들도 힘든 곳이다그러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나그래서 그곳에 센터를 열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하지만의외로 수요가 많았다교육적인 차이가 나는 지역에 대상자가 많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처음에는 30(약 99.1)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시작했는데지금은 4배 정도 확장해 체육실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4호점인 운정센터는 발달 장애인과 청소년 관련 교육을 진행하면서, LH에서 위탁받아 LH청년카페도 운영하고 있다성인이 된 장애인의 사회적응을 위한 평생교육을 위해서다.

 

박 대표는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아이들이 성장해서 성인이 되는 시기까지 왔다, “처음에는 재활 및 심리치료 쪽으로 접근했다면지금은 성인이 되기 전 단계 혹은 성인이 된 친구들을 자립시키거나 취업시키기 위해 직업 훈련을 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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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부터 고용·주거 자립까지…“인생 설계 도움줄 것

 

박 대표는 장애인에게 가장 좋은 복지는 직업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짧은 근로시간이라도 소속감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이런 이유로 한마음희망나눔센터는 사업장에 장애인을 소개하거나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장에 근로지원인을 파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참고로 근로지원인이란사업장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면 근로하고 있는 장애인을 케어해주는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일컫는다한마음희망나눔센터는 장애인고용공단에서 해당 사업을 위탁받아 하고 있다현재 한마음희망나눔센터에서 장애인 사업장에 파견한 근로지원인은 약 80명이다장애인과 일대일 매칭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도 80명이라는 뜻이다.

 

이뿐만 아니라장애인을 고용하고 싶은 기업이 의뢰를 해오면장애인에게 맞는 업무와 환경이 갖춰졌는지 분석하고해당 사업장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진행한다박 대표에 따르면과거에는 장애인 의무 고용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안전문제 등 관리에 신경써야 하다 보니 효율성 측면에서 기업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하지만최근 들어 기업 자체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특히 Social에 해당하는 사회적 가치 부분을 신경 쓰는 기업이 늘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많은 기업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면 기업의 효율성과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불확실성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고용할 방법을 고민하고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그가 꿈꾸고 있는 모델은 치유농업이다농업 자체에 치유적인 효과도 있을뿐더러농장에서 장애인이 근무하면서 그곳의 생산물이 기업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실제로 한마음희망나눔센터에서 텃밭 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수세미를 키워 판매까지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생각보다 수세미 수확이 엄청나게 잘 돼서 수세미를 어디에 써야 하나 고민했다보통 기관지에 좋은 약재료로 쓰인다고 하는데우리가 식품까지 제조할 수는 없었다그래서 수세미의 다른 쓰임새를 알아봤더니 수세미를 말려서 잘라 설거지할 때 쓰는 수세미로도 사용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옛날식으로 만든 천연 수세미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에서 판다고 하더라하지만파주에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이 없었다사회적 기업으로서 우리가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운정신도시에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2년 전에 열었다고 했다.

 

더불어 4년 전에 연 운정센터 내 카페에 이어 일 년 전에는 운정역 근처에 밀키트 매장도 열어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해 그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이렇게 직접 고용한 장애인 숫자만 7명이다박 대표의 장애인 직업교육에 대한 고민은 코로나19가 한창 극성이던 시기에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

 

박 대표는 어디를 가더라도 장애인들이 일할 수 없을까 생각하는 게 습관처럼 됐다, “3PL이라고 하는 제3자물류를 하던 사업장에 방문했는데물건을 찾아 넣고포장해서 쌓아만 두면 택배사가 와서 가져가는 시스템이었다사업장에 제안해서 우리 직원을 한 달 정도 파견을 보냈다이후 포장작업만 따로 떼서 하게 됐는데양이 많아져 고용이 늘게 됐다그러다 사업장에서 해당 사업을 우리가 맡아 하길 바랐다그래서 제3자물류 사업을 인수해 202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그 시기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온라인 사업이 붐을 이루게 됐고3자물류 사업도 덩달아 잘 됐다, “알다시피 장애인 관련 사업은 온라인이 힘들다당시에 교육서비스가 거의 운영이 안 되다시피 해서 어려움이 컸는데운이 좋게도 제3자물류 사업을 통해 힘든 점을 메울 수 있었다아마도 장애인 관련 일자리를 관심 있게 보다 보니 이런 기회도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양적으로 늘어난 만큼 규모도 커졌으면

 

박명준 대표는 현재 파주시에서 사회적기업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이전에는 파주시 사회적경제협회에서 사무국장으로 4년간 일했고공유경제 네트워크에서는 2년간 기획단장을 수행했다참고로파주시 공유경제 네트워크라는 사단법인 안에 사회적기업협회협동조합협회마을기업협회공동체가 있는데이를 통틀어 사회적 경제라고 표현한다현재 파주시에만 사회적 기업이 약 40군데 있고협동조합은 100군데가 넘는다.

 

박 대표는 “2008년도에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만들어지면서 사회적 기업이 양적으로 많이 늘어났다초창기에는 기업 중에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케이스도 많았다하지만요즘에는 창업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정부 주도로 이뤄지다 보니 정책의 방향에 영향을 받는 편이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가 바라는 점은 사회적 기업이 양적으로 성장한 만큼 유니콘 기업이 되거나 상장이 되는 등 큰 기업이 되는 구조로 나아가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요즘에는 소셜벤처 영역도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 들어와 있고투자도 많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성장 속도가 빠를 것이라 했다.

 

이와 함께 한마음희망나눔센터는 청년이나 어르신 등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또한청소년 특별교육도 실시한다예를 들어 학교폭력 문제의 경우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열리기 전에 학교에서 한마음희망나눔센터에 의뢰를 해온다그러면 가해 학생에게 일주일 동안 교육과 심리적인 치료를 진행해 의견서를 보내서 학폭위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 대표의 꿈은 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지 않고사회의 일원으로서 자립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장애인 재활 및 발달 치료를 하지만, 50% 정도는 비장애인들이라며, “많은 부모는 아이들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면 장애인 등록을 하기 힘들어한다그런 경우 조기에 개입해서 치료하길 원한다이런 미취학 아동과 저학년의 친구들이 중학교 2~3학년 정도가 되면 부모들이 판단하는 시기가 온다이후 특수학교에 가면서 아이들의 진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도 자연스럽게 사업의 방향이 생애 주기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이들에게 근로를 보장하고근로 외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외에 장기적으로는 주거복지 차원에서도 이들이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실제로 지금 장애인 6명이 아파트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이를 통해 다른 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 ‘전 생애에 걸친 복지체계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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