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불꼬불 꼬불꼬불 맛 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30년 넘게 온 국민에게 ‘라면송’이 사랑받을 정도로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진심이다. 게다가 우리네 삶 속에 스며든 라면으로 만든 갖가지 유머는 라면이 단순히 ‘음식’을 넘어서 한국의 문화를 대변하는 키워드임을 방증한다. 라면 사랑이 각별한 만큼 라면을 즐기는 방식도 가지각색이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분식집 라면의 토핑이 대부분 ‘치즈’ 혹은 ‘떡’과 같은 고전적인 재료가 주를 이루는 이유다.
이런 면에서 ‘월드면’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충족한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오닉스 김태영 대표는 “우리나라의 라면 종류만 150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대체로 사람들이 선택하는 라면은 한정돼 있다”며, “월드면을 통해 여러 종류의 다양한 라면을 소개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토핑 고르는 재미가 ‘쏠쏠’…내 맘대로 ‘레시피 탐방’
라면은 요리할 때 약간의 오차만 있어도 맛이 확 달라진다. 집에서 먹는 라면과 바깥에서 먹는 라면의 맛이 전혀 다른 이유다. 물론 ‘분위기’에 따른 심리적인 만족감 탓도 있겠지만, 조리 방법에 따라 맛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벌어진다. 이에 월드면은 민감한 한국인의 라면 입맛을 채우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우선 월드면은 조리기 온수를 85~87℃로 유지한다. 여기에 조리가 시작되면 라면에 맞는 물의 양이 세팅되고, 온수와 인덕션이 작동되면서 1분 안에 바로 라면이 끓기 시작한다. 즉, 높은 열전도율과 스피드, 정확한 계량이 라면 맛의 생명인데, 이를 잡은 것이다. 실제로 월드면을 방문한 고객은 ‘한강에서 라면 먹는 기분이다’, ‘집에서 먹는 거랑 차원이 다르다’는 반응을 보인다.
알찬 토핑도 고객을 끄는 요소다. ‘가장 맛있는 온도에서 나만의 레시피로 즐기는 즉석요리’를 콘셉르로 7~8가지의 토핑과 소스류, 5~6가지의 분말가루를 무료로 제공한다. 요일별 토핑까지 합치면 ▲게맛살 ▲만두 ▲버섯 ▲베이비크랩 ▲새우 ▲어묵 ▲오징어 ▲치즈 ▲콩나물 ▲파 ▲햄 ▲황태 ▲떡 등을 주인 눈치 보지 않고 취향대로 골라 담을 수 있고, 불닭 소스, 마라탕 소스, 해물이나 짬뽕 분말가루 등을 기분 따라 첨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도 가격은 3000원대 후반에서 4000원대 초반이다.
김태영 대표는 “토핑 없이 2000원대 중후반대 가격으로 판매한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판매율이 저조했다”며, “다양한 토핑을 가지고 자기 스타일대로 만들어 먹는 재미가 큰 것 같다”고 월드면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라면 한 개가 부족한 고객은 밀키트 제품과 음료를 즉석에서 구매해 먹을 수 있다. 특히 혼자 온 고객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양을 조절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밀키트가 유행한 이유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던 1인 가구가 간단하게 조리해 먹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밀키트는 2~3인분 이상으로 포장돼 있어 혼자 먹다 남은 음식은 결국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해 재구매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월드면에서 파는 밀키트는 혼자 온 고객을 위해 300g 정도의 1인분으로 세팅해 라면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12월 문을 연 오닉스의 월드면은 이런 장점을 등에 업고 1호점인 세종점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 경기도, 충청도, 광주시, 제주도, 거제도 등 전국에 27호점을 오픈했다. 앞으로 전주, 양산, 부산점에 차례대로 더 매장을 열 계획이다. 매출도 첫해보다 약 20% 상승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온라인 검색창에 ‘무인라면’ 혹은 ‘라면카페’로 검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월드면’으로 검색해 동네에 월드면이 있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자판기의 나라 일본서도 탐낸 자판기…“라면도 요리”
월드면의 또 다른 차별점은 자판기다. 기존에도 즉석 라면을 조리하는 방식은 있었지만, 라면 용기와 라면이 자판기에서 함께 나오는 방식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센서 작동에 의해 결제와 동시에 적재된 라면 용기가 정확하게 나오도록 구현했다. 라면을 디스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인데, 자판기 한 대당 8가지 종류의 라면을 진열할 수 있다. 보통 10평(약 33㎡) 기준으로 라면 자판기 2대를 설치한다. 따라서 베트남, 일본, 인도네시아, 중국, 태국 등의 라면도 만나볼 수 있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색다른 라면을 시식하고 싶은 고객에게 인기다.
김 대표는 “월드면의 자판기는 위생적으로도 우수하다. 이런 강점들 때문에 일본에서도 수출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고 소개했다.
손쉬운 매장 관리도 강점이다. 4채널 CCTV가 세팅돼 있고, 스마트폰으로 이전에 녹화된 화면들까지 전부 시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 또한 문제행동을 하는 고객이 있을 경우 동작형 카메라로 경고성 불빛을 쏠 수 있고, 사이렌과 방송까지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창업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라면 자판기, 냉동·냉장식품 무인 판매기, 토핑 냉장고, 조리 기구, 테이블 세팅, 인테리어까지 포함해 10평 기준으로 3600만원에 창업이 가능하다. 만약, 기본 시안 이외에 별도로 원하는 인테리어가 있으면 점주의 개성에 따라 진행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부업 아이템으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매출관리 비법을 공유했다. 그는 “대학교 주변이나 학원 상권이 다른 상권에 비해 1.5배 정도 매출이 더 높다”며, “학원 주변이라 하더라도 일반 식당은 10시 이전이면 거의 문을 닫는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24시간 운영하는 곳을 주로 찾는데,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기보다는 월드면을 많이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앞으로 김 대표는 사람들이 식사하기 위해 ‘월드면 식당’에 간다고 할 정도로 월드면이 보편화되길 바랐다. 그는 “라면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사랑받는 국민 기호식품”이라며, “사람들에게 월드면이 간식을 먹는 공간이 아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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