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적은 코코넛밀크 ‘비건 아이스크림’으로

식물성 재료 색다름 추구…코코너즘 정종훈 대표, 최병준 마케팅 매니저 

 

먹거리 소비는 대부분 습관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왕 먹을 거면 좀 더 맛있게 먹고 싶다라는 욕구는 새로운 시도보다는 검증된 메뉴를 선택하게 하기 때문이다하지만최근 들어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이런 법칙을 깨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을 포기하고서라도 말이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코코너즘(COCONUZM) 정종훈 대표와 최병준 마케팅 매니저는 먹거리 소비그중에서도 디저트에 적용됐던 관성의 법칙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맛있다는 전제 아래다.

 

 

이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비건 아이스크림의 경우 비건이라는 특수성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소비자가 원하는 맛은 구현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비건 아이스크림이라도 기존 아이스크림이 가졌던 디저트로서의 매력은 모두 지니고 있어야 시장성이 있다코코너즘은 맛재료환경건강상으로도 모두 만족스러운 아이스크림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동차 공학도로서 업계 변화 지켜보며 소비의 새 패러다임 예측

 

코코너즘은 같은 재료의 비건 아이스크림과 논비건 아이스크림을 비교했을 때 에 차이가 난다는 기존의 평가를 깬 브랜드다실제 코코너즘을 맛본 소비자의 대부분은 비건 아이스크림답지 않게 너무 맛있다라는 피드백을 남긴다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요식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경력을 쌓았던 것도 아니다.

 

정종훈 대표는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후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서 물류 업무를 담당했고최병준 마케팅 매니저는 마케팅 대행사에서 근무했다정종훈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제로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정 대표는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제로에서 1을 만드는 개념이 아니고다 만들어진 토대 위에서 조금씩 개선되도록 하는 것이다대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라며, “이런저런 고민이 있던 시기에 테슬라가 성공하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테슬라가 성공한 이유는 자동차가 갖고 있던 기본적인 기능 외에 기존의 제품이 주지 못했던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면서 나 역시 다른 분야에도 이런 변화를 적용하고 싶었다고 창업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소비에 있어 환경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알게 된 정종훈 대표는 그중에서도 디저트 분야가 핫하게 떠오르고 있고시장성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수많은 디저트류 중에서도 아이스크림을 선택한 이유는 디저트를 선택할 때 아이스크림을 우선순위로 꼽는 자신의 성향과아이스크림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주는 예측불가능한 매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아이스크림은 제조과정에서 함량이 조금만 달라져도 맛이나 질감이 달라진다어떤 재료든지 아이스크림으로 만들 수 있다, “내가 느낀 이런 재미를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다움·질감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비건 아이스크림

 

회사에 다니며 창업을 염두에 둔 정종훈 대표는 2020년 5월에 사업자등록증을 냈고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스크림에 대한 자료와 논문들을 찾아보며 그 특성을 익히고레시피를 조합하는 등 연구에 매진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가정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는 문화가 발달해 있기 때문에 서치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가정용 아이스크림 메이커와 레시피를 알 수 있다, “하지만결국 핵심적 요소는 질감이었다그때부터 아이스크림과 관련한 해외논문들을 찾아보고 연구했다고 했다.

 

하지만문제는 논문 데이터들이 모두 우유를 베이스로 한 아이스크림이라는 점이었다따라서 기존의 우유를 식물성 재료로 대체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그렇게 해서 완성된 것이 코코넛밀크를 기반으로 한 아이스크림이다.

 

정 대표가 코코넛밀크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우선코코넛밀크가 식물성 대체유 중에서도 탄소발자국이 가장 적다두 번째는 다른 대체유들은 우유 같지 않기 때문이다정 대표에 따르면우유 같은 색의 물에 가깝다이유는 지방이 없어서다하지만코코넛밀크는 어느 정도 지방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질감을 만들 때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그는 코코넛 지방과 우유 지방의 가장 큰 차이점은 녹는점이다코코넛 지방의 녹는점은 25로 우유 지방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이 둘을 다뤄야 하는 방식이 매우 다르다라며, “이 때문에 어떻게 하면 코코넛밀크로 기존의 아이스크림과 같은 질감을 낼 수 있을지 연구하고자체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아이스크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배합을 통해 어떻게 해야 좀 더 크리미해지고어떻게 해야 더 단단한 질감이 나오는지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한 정 대표는 4년간 일한 회사를 과감히 퇴사했다비슷한 시기에 고등학교 친구인 최병준 마케팅 매니저도 합류해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정 대표는 초창기에 최병준 매니저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했었지만그때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함께하지 못했다시간이 흐른 뒤어느 정도 제품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다시 한번 집에 초대했더니 맛있다고 하더라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정 대표를 도와 일하던 최병준 마케팅 매니저는 2021년 11월부터 정식으로 함께 일하게 됐고정 대표 역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 세계 특산물’ 배합해 특별함 선사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할 것

 

코코너즘은 자사몰·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과 퇴계로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인 코코너즘랩(COCONUZM LAB)에서 만나볼 수 있다처음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의 형태로 시작했던 코코너즘은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까지 확대된 케이스다.

 

정 대표는 “2022년 2월에 비건페스타에 나갔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이후 코리빙·코워킹 공간과 서비스를 운영하는 로컬스티치와 협업해 마포구에서 한 달 반 정도 팝업스토어를 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 12월에 지금의 퇴계로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게 됐고매장을 열기 전에 소공동에서 팝업스토어를 한 번 더 열어 소비자의 관심을 계속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정식 매장을 오픈하기 전에 팝업스토어를 통해 시장성과 운영방식을 검증한 코코너즘은 실험실을 뜻하는 랩(LAB)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고객의 반응과 피드백을 반영해지금도 계속 아이스크림 맛을 교정해 가면서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코코너즘의 강점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아이스크림이라는 점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배합해 색다른 아이스크림을 만든다는 데 있다버번위스키와 피넛버터를 조합한다거나깻잎과 라임을 배합한 소르베시나몬 체리 등 다양한 맛을 만날 수 있다더불어 보성 말차 스리랑카 얼그레이 시칠리안 피스타치오 프렌치 초콜릿 등 전 세계의 특산물을 조합해 만들기도 한다.

 

정 대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보다 훨씬 맛있어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재료가 좋아야 하므로 각 지역의 우수한 특산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과일의 경우에는 거의 국산 과일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준 마케팅 매니저는 또 다른 인기요인으로 기존의 아이스크림이 갖고 있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브랜드라는 점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는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코코너즘의 정체성이라며,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공감에 초점을 맞춰 일상생활에서 소소하지만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코너즘의 소비자층도 넓어졌다온라인 구매층은 환경·동물권·건강(유당불내증)에 대한 니즈가 좀 더 명확한 소비자들인 반면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코코너즘이 제공하는 공간다양한 시도가 포함된 재미있는 아이스크림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혹은 인근의 직장인이나 거주자 등 다양하다소비자뿐만 아니라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다특히 비건 아이스크림과 조합이 잘 된 디저트류를 선보이길 원하는 기업으로부터 B2B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정종훈 대표는 코코너즘이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랐다그는 세상의 모든 식물성 재료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싶다, “훗날 한국에서 아이스크림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고세계로도 뻗어나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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