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MZ 사로잡다…K-뷰티의 또 다른 가능성 열어

남다른 디자인·감각으로 글로벌 시장 안착…㈜위어드피플 김은수 대표 

 

고기능성다양한 제품라인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여기에 K-문화의 바람을 타고 한류스타 이미지와 융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K-뷰티는 한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춰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MZ세대의 감성을 사로잡아 장기적으로 시장을 끌고 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꿰뚫어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고이들의 마음을 빨리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그런 면에서 위어드피플(WEIRD peoPLe)’이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다내추럴 클린 뷰티 브랜드 얼핏(earfit)’으로 일본 MZ세대를 사로잡은 위어드피플은 일본 시장에 나가고 싶어 하는 중소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위어드피플 김은수 대표는 위어드피플의 PB브랜드인 얼핏을 전 세계에 알리면서 자연스럽게 K-뷰티의 미래성까지 알리고 싶다, “더 나아가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 나가고 싶어 하는 신규 브랜드의 유통마케팅을 도와 브랜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MZ를 사로잡은 K-클린 뷰티비결은 감성

 

뷰티 시장만큼 치열한 곳도 없다이미 전 세계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몇 브랜드가 꾸준히 시장을 점령하고 있고, K-뷰티 역시 국내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이미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관건은 미래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다이를 위해 브랜딩은 필수다시장에 좋은 제품은 얼마든지 널려 있기 때문이다.

 

뷰티 브랜드 얼핏을 개발한 위어드피플의 김은수 대표는 얼핏은 처음부터 일본을 타깃으로 했다, “성분부터 패키지까지 친환경성을 추구하고 있고심플한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자연에서 재배하고 과학으로 채우다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피부 본연의 본질을 연구해 만들었다그중에서도 피부 장벽의 핵심 성분인 프로바이오틱스와 피부 보습을 높이는 세라마이드를 결합했는데세라마이드의 유효성분을 피부 진피층 내부까지 전달하기 위해 나노 세라마이드 성분을 활용했다여기에 콩기름 인쇄와 사탕수수 종이 등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하고코로나19를 기점으로 세균 증식을 막아주는 항균 코팅도 도입했다무엇보다도 끈적임과 향을 싫어하는 일본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브랜드에 반영한 점도 주효했다.

 

김은수 대표는 얼핏은 무향에 가깝다천연 추출물의 내추럴 향을 넣어 향이 나더라도 은은한 향에 가깝도록 했다, “요즘에는 한국의 대표 드러그스토어(Drugstore)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브랜드들도 향을 배제하는 등 무향 트렌드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얼핏의 심플하면서 톡톡한 느낌의 디자인이 일본의 MZ를 사로잡았다고 한다김 대표는 일본 젊은이들로부터 디자인이 예쁘고감성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기의 경우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도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그래서 기존 화장품의 매끄러운 그립감보다는 약간 까끌까끌한 느낌이 나도록 했고그 점이 독특하게 다가선 것 같다고 했다.

 

브랜드명도 이런 한국적인 감성을 이어갔다얼핏은 영문 early와 fit을 합친 단어로 이른 모습’, ‘어린 모습’, ‘젊은 모습을 추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여기에 얼핏 봐도 예쁘다처럼 발음에서 한글 느낌이 나도록 구조화했다.

 

20여년 디자이너 경력으로 K-뷰티 미래성을 점치다

 

김은수 대표가 일본 시장에서 K-뷰티가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던 근거는 그가 그동안 쌓았던 커리어에서 비롯했다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브랜딩 에이전시에서 브랜딩 디자이너로 20여년 동안 일한 그는일본의 색조화장품 브랜드를 맡게 되면서 일본 시장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화장품에 디자인을 입히고브랜딩을 하다 보니 제품을 써보게 되고그러면서 각각의 제품마다 특징을 캐치할 수 있게 됐다그러다 보니 이런 식으로 만들면 되겠는데?’라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창업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회사에 다니면서 준비했다용기 회사 대표로 있던 선배를 주말마다 찾아가 공부했다그러면서 어떤 디자인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찾아 보여주고 샘플도 내줬다라며주변의 도움이 창업하고 회사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2018년부터 창업 준비를 해 2020년 11월 퇴사, 2021년 319일 위어드피플을 설립한 김 대표는 샘플 20개와 브랜드 가이드북을 들고 일본의 유통회사들을 다니며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해외에서 K-팝이 인기가 많았고, K-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본의 유통회사들을 찾아가 문을 두드렸고일본의 회사에서도 브랜드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우리 제품을 좋게 봐줬던 담당자들이 다른 회사에 소개도 해주고그들이 이직하면서도 인연이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클린 뷰티로 내세운 이유도 설명했다그는 브랜드 론칭 2년 후부터는 비건 시장이 커질 거라 생각했다, “클린 뷰티의 요소가 비건의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올 하반기에 신제품으로 클렌징 젤이 출시되는데이때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비건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온라인 시장 점령 후 오프라인으로·러시아도 눈독

 

얼핏은 일본 온라인 중심의 판매구조에서 오프라인으로 점차 확대된 케이스다. 2021년 7월에 일본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얼핏은 특히 토너와 세럼 판매량이 좋다 보니 온라인 입점 후 3개월 만에 일본의 백화점에 숍인숍으로 들어가며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했다.

 

김 대표는 일본의 크리마레(CREEMARE)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한 후 8월에 세럼 부문 리뷰 1위를 차지했다이를 계기로 교토 나고야 센다이 신주쿠 오사카 타마가와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에 위치한 백화점의 9개 매장에 입점했고입점 15일만에 초도완판을 기록하며 토너와 세럼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보니 일본에 여행 온 중국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얼핏 브랜드를 자국에 홍보하며 중국 시장 진출까지 이어졌다중국 소비자들이 구매한 후 SNS에 올렸고반응이 꽤 좋았기 때문이다특히 용기와 패키지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현재 중국과 총판계약을 논의 중이고올 하반기부터 정식 판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JDTC, 큐텐(Qoo10),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E-커머스인 쇼피(Shopee) 등 해외 판로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K-뷰티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에서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싶다는 제안이 왔다. 2023~2024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의 해 위원회가 주최하는 코리아 섬머뷰티 뷰티세일 행사에도 선정됐고롯데면세점 긴자점 큐텐 온라인몰 입점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매년 15%씩 매출이 오르고 있다, “현재 매출 분포도를 보면 일본 시장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나면 이곳의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원하는 신생 브랜드’ 도울 것

 

위어드피플은 자사의 뷰티 브랜드 외에도 일본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K-브랜드의 브랜딩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얼핏의 브랜드 가이드북을 들고 프레젠테이션을 다니다 보니 이곳저곳 소개도 많이 받았다그러면서 브랜딩 의뢰를 해오는 곳도 속속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브랜드 인큐베이터를 자처한 이유는 다른 회사를 돕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위어드피플만의 자산가치를 더 끌어올려 회사를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실제로 위어드피플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김 대표는 위어드피플이 향후 가려는 포지셔닝은 브랜드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현재 키워드 검색이나 광고 등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내부 세팅을 해놓은 상태다일본의 마케팅회사와도 MOU 체결을 할 예정으로한국의 신생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통마케팅브랜딩에 이르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위어드피플이라는 회사명은 나는 다르게 번다 위어드 피플이라는 책 제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이름처럼 남다른 생각을 하는 회사’, ‘디자인적으로 남과 다르게 하고 싶다라는 초기의 마음을 이어나가고 싶다, “우선 얼핏을 알리면서 K-뷰티를 글로벌 시장에 함께 알리고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하고 싶어 하는 작은 브랜드를 컨설팅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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