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부장 산업 뒤처졌다 생각 안해…강점 있다”

소재·부품·장비 유니콘으로 키운다…㈜에스플러스컴텍 신동수 대표 

 

“소재·부품·장비 산업 즉 ‘소부장’ 관련해서 한국이 뒤처진다는 생각은 안 해요.”

20년 이상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몸담아온 ㈜에스플러스컴텍의 신동수 대표는, 소부장 산업의 현재를 묻는 중기이코노미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 대표는 “기존에 독일·미국이나 일본보다 우리가 (소부장 산업에) 접근하는 시간이 좀 느렸다”면서도, “시기적으로 한국이 들어간 기간은 좀 늦었지만, 오히려 새롭게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측면에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갔다. 한국이 잘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가 있다. 신 대표가 2017년에 창업한 에스플러스컴텍은 복합소재를 연구·개발·제작하는 기업이다. 지난 7월에는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확인서를 받았고, 6월에는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퍼스트펭귄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퍼스트펭귄 기업은 ‘무리 중에서 처음 바다에 뛰어든 펭귄처럼, 현재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업’ 가운데 사업경쟁력이 탁월해, 향후 강소기업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신사업 선도기업을 육성하는 신보의 스타트업 지원제도다. 

이렇게 기술력과 미래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유는 에스플러스컴텍이 소부장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되는 복합소재를 개발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에스플러스컴텍이 소재 분야의 특허를 50가지 가량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복합소재 관련 특허 50가지 가량 보유=여러 소재를 혼합해 특성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금속류 부품보다 장점이 있는 복합소재 부품을 개발하는 산업은 종전부터 있어왔지만 대체로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기술개발 과정에서 가격이 낮아지고, 기존 소재와 다른 특성이 요구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복합소재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복합소재가 가장 오랜 기간 사용된 분야는 운송분야다. F1 자동차부터 탄소 소재 자전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복합소재가 적용되고 있다. 항공분야 역시 복합소재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산업군이다. 냉장고에 서리가 끼지 않도록 내부 부품을 복합재료로 만든다거나, 발열이 심한 전자제품의 부품을 기존 금속 대신에 복합소재로 대체해 발열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쓰이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드론 산업 역시 복합소재 활용이 중요한 분야다. 

에스플러스컴텍이 힘을 쏟고 있는 분야로는 2차전지의 화재를 막기 위해 사용하는 방염소재가 있다. 여러 배터리들 사이에 불꽃이 발생할 경우 옮겨붙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염소재를 넣게 되는데, 복합소재로 만드는 방염소재에 신 대표가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탄소와이어 역시 에스플러스컴텍의 주요 연구분야 중 하나다. 모터에 사용되는 와이어를 탄소 소재로 만들어, 기존의 구리보다 가볍고 활용도가 높은 장점을 구현해낸 것이다. 

이 밖에도 습식형 복합소재, 판재형 복합소재, 업사이클 부직포, 면상 발열체, 배터리 내 소재의 분리 회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 대표는 “자동차 분야 쪽에도 특허를 가지고 있고, 배터리 분야에도 특허를 가지고 있다. 그다음에 모터 계열도 특허를 가지고 있고, 이렇게 여러 산업 분야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며, 복합소재 산업의 다양한 확장성을 강조했다. 

AI 시대에 복합소재는 더 각광받는다=신 대표의 본래 전공분야는 재료공학이 아니라 기계공학이다. 각종 장비의 연구개발 등을 수행하던 신 대표는, LG와 함께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투명전극의 제작 장비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복합소재에 눈을 뜨게 됐다. 이 프로젝트는 2006년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이후 여러 기업의 연구소장을 맡으며 연구개발 경험을 쌓은 신 대표는 2017년 에스플러스컴텍을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연구개발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초반에는 특허를 내고 샘플을 만들어 검증을 하는 작업들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초기 2~3년 동안은 내부적으로 굉장히 어려웠죠.” 

힘겨운 초창기 연구개발 역량을 쌓은 뒤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시작하면서 장비와 설비를 확충할 수 있었고, 기반이 쌓이자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확인이나 신보 투자와 같은 도약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다. 올해는 신진에스엠과 공동으로 복합소재 전문 생산기업인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신 대표는 아직도 복합소재 산업이 미래에 크게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AI시대가 열리면서 전기전자 장비의 차폐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 방열이나 방염 기능 등이 보다 많이 필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친환경은 신 대표가 특별히 관심을 쏟는 분야다. 친환경 소재인 나무를 활용해, 생활용품에 쓰일 수 있는 복합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기업이 사회적인 책임, 기업 내부적인 책임, 또 기술개발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조합해서 ESG 경영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어 “목표는 매출액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다. 할 수 있는 날까지 계속해서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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