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에게 ‘스윗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요”

면접정장 대여 서비스…㈜마이스윗인터뷰 김태문 대표 

 

‘면접’을 보기 전, 취준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뭘 어떻게 입고 가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이다. 면접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첫인상이 주는 플러스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이스윗인터뷰(MY SWEET INTERVIEW)는 이런 취준생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직종별 취업 면접에 맞는 정장을 빌려주고 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청년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한다는 마이스윗인터뷰는 12년이 넘도록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과 함께하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매장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김태문 대표는 “학생 때 전공도 여러 번 바꾸고, 회사에 다니다가 공부를 다시 시작하며 나 역시 불안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시기를 겪다 보니 취업을 앞둔 청년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공감하고 있다”며, “마이스윗인터뷰가 청년에게 단순히 면접정장을 빌려주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뛰어넘길 바란다. 면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함께 나눌 수 있고, 정서적인 유대감과 기쁨을 공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영어면접 가르치다 ‘진짜 고민’ 알게 됐다

김태문 대표의 꿈은 약학사였다고 한다. 그러다 컴퓨터를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에 2년여 후 편입해 진로를 바꾼 케이스다. 실제로 그는 농협에서 IT 개발자로 3년간 일한 경험도 있다. 그러다 더 넓은 세상에서 IT 개발자로 일하고 싶다는 마음에 유학을 준비하던 고민 많은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영어 면접교육을 하던 스터디룸을 운영하면서부터다. 그가 학생들과 소통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학생들이 면접복을 구하는 것에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면접복을 찾아주고 싶어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 

김 대표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면접복 쇼핑몰’이었다. 쇼핑몰과 함께 스터디룸 한쪽 귀퉁이에 행거 2~3개 정도를 놓고 대여와 판매도 함께 진행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김 대표가 가르친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빌려주기도 했다. 

입소문은 금세 퍼졌고, 대여와 판매 수 역시 상승했다. 그러다 구입했던 사람으로부터 ‘잠깐만 입을 건데 사기에는 부담스러워서요. 혹시 빌려줄 수 있을까요?’라는 요청이 지금 마이스윗인터뷰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김태문 대표는 “그때 내 나이가 32살이었는데, 취업을 걱정하던 늦깎이 취준생으로서 여러 가지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며, “정말 우연히 지금의 길을 걷게 됐다. 부업이 전업이 된 셈이다. 직장생활 하며 조금씩 벌어놓은 돈을 재투자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쇼핑몰 일을 병행한 건데, 쇼핑몰 일 자체가 많아지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 제작 정장과 구두로 ‘깐깐하게’ 품질을 살핀다

처음에는 면접에 필요한 정장을 사입으로 준비했지만, 대여와 판매 수가 점점 많아지면서 김태문 대표는 학생들에게 더 유리하게 정장을 제공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 고민의 해답은 ‘직접 제조’다. 

김 대표는 “우리와 협력관계에 있는 제조공장에서 모든 옷을 만든다”며, “패턴, 원단, 염색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트렌드와 사람들의 핏에 맞춰 제작에 들어간다. 3~4개월에 한 번씩 제조하는데, 그때마다 최소 500벌에서 많게는 1000벌을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마이스윗인터뷰의 옷은 다양성과 품질 측면에서 이용자의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33, 44, 44반, 55, 55반, 66, 66반 등 사이즈를 구체화했고, 140, 150 등 일반 판매점에서는 구하기 힘든 빅사이즈도 남녀별로 구비해놓고 있다. 신발 역시 가죽을 공수해 와 수제화로 제작한다. 학생들이 하루 종일 발이 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김태문 대표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인터넷에서 싸게 판매하는 제품이 아닌, 좀 더 예쁘면서 발이 편한 신발을 제공하길 바랐다”며, “6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수제화 장인과 함께 마이스윗인터뷰의 신발을 제작하고 있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논의하고, 바꿔나가며 지금의 구두를 완성했다”며, 뿌듯해했다. 그러며 지금의 신발 장인이 건강한 모습으로 더 오래 마이스윗인터뷰와 함께 하기를 바랐다.  

의류 관리 역시 직접 진행한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지금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김 대표는 “의류 공방을 하는 고모님으로부터 많이 배웠다. 세제를 어떤 걸 써야 의류 손상이 덜 되는지, 다리미부터 건조기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공부했다”며, 좋은 장비와 설비를 찾기까지의 여정이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김태문 대표에 따르면, 지금의 다리미로 2~3분 만에 셔츠와 블라우스를 다릴 수 있지만, 다른 업소용 다리미는 5~10분이 더 걸리고, 금방 빳빳해지지도 않는다. 또, 드라이 역시 몸에 유해하지 않으면서 때도 잘 빠지고, 원단 손상률이 없는 방법도 공부를 통해 터득했다. 

그런데도 반납 즉시 세탁해야 하는 대여점 특성상 옷의 손상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또, 대여해준 옷이 긁히거나 약간의 손상이 가해질 때도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옷을 모아 매년 기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마이스윗인터뷰의 옷과 기술이 적재적소에 잘 쓰이면 좋겠다는 마음에 기부처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충분히 입을만한 옷이지만, 다음 학생에게 대여하기에는 마음에 걸린다. 이런 옷들이 매년 1000~2000만원어치 되는데,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단체에 기증하고 있다. 무료 정장이 필요한 곳도 찾아 제공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소년·소녀 가장 등 취약계층에 제공하기도 했다. 또, 학생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서대문구청 복지과에 매달 10만원씩 기부하고 있고, 적십자와 사랑의열매에도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격하고 고마워 또 찾는 곳…“청년들의 ‘커뮤니티’로 발전했으면”

김태문 대표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은 ‘박하게 하지 마라’다. 케이크 하나를 예약하더라도 엄격한 규칙이 난무하는 세상에 신선한 말이다. 

그는 “학생들을 도와주겠다는 맘에 이 일을 시작했고, 면접을 앞둔 학생들의 절박함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좀 더 편하게 대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며 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예전에 정보를 잘못 듣고 와 옷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학생이 있었다. 3만7000원이라는 가격을 듣더니 그냥 돌아서더라. 그 뒷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그래서 직접 불러와 무료로 빌려줬다”며, “오히려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대여 일수도 2박3일에서 3박4일로 늘렸고, 주말이 끼거나 구리, 안성, 평택시 등 먼 곳에서 와 준 학생들에게는 4박5일로 기간을 늘려주기도 한다. 단순히 옷을 대여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렇게 입어보면 어떨까요?’라며 코디네이션 할 룩도 제안해 준다.

정감 있는 태도와 친절이 학생들에게도 와 닿았는지 면접에 합격한 후 고맙다며 다시 마이스윗인터뷰를 찾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김태문 대표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학생들과 나누고 싶다며 자기가 공부했던 책을 내놓던 학생, 본인이 샀던 정장을 다른 필요한 학생에게 주라며 통 큰 기부를 했던 학생, 기자가 돼 인터뷰하러 온 학생도 있었다. 한번은 지자체에 계약하러 갔는데, 옷을 빌려 갔던 학생이 담당 주무관이 돼 앉아서 웃고 있었다”며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을 볼 때마다 자랑스럽다며 뿌듯해했다. 

마이스윗인터뷰의 매출도 승승장구다. 2012년 홍대에서 작게 시작하다 신촌으로 옮겨 1호점을 낸 마이스윗인터뷰는 2015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원래 있던 스터디룸도 하나씩 없앴고, 김태문 대표가 먹고, 자고, 생활하던 공간은 세탁실과 탈의실로 변모해 나갔다.

 

김 대표는 “회사 다니며 모아놨던 돈을 계약금, 월세, 의류 아이템 구입비 등으로 쓰다 보니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다”며, “하숙비도 없어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지냈다. 지금 신촌점의 세탁실이 내가 먹고, 잤던 공간”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2개였던 탈의실도 4개로 늘렸는데, 몰려드는 학생들을 다 수용할 수 없어 총 12개로 늘렸다. 학생들의 편의성을 생각해 지점도 영등포점, 사당점, 천호점까지 총 4개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7평(약 89㎡)에 불과했던 신촌점에 한 달에 1000명을 훌쩍 뛰어넘는 학생들이 찾아오기도 했고, 사람이 워낙 많아서 줄을 서는 일도 허다했다”며, “6~7월, 10~12월 등 채용 시기에 학생들이 많은데, 그때는 하루에 50~150명이 오고, 신촌점의 경우 하루에 100명 넘게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서울시, 인천시와 계약하면서 마이스윗인터뷰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마이스윗인터뷰는 서울시, 인천시를 비롯해 광명시, 김포시, 안성시 등 12군데 지자체와 함께하고 있다. 

김태문 대표는 마이스윗인터뷰가 옷 대여점을 뛰어넘어 학생들이 서로 면접 관련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허브’의 공간이 되길 바랐다. 

그는 “스윗인터뷰라는 이름의 느낌을 학생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면접을 준비하고, 여러 가지 자료도 보면서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다”며, “커뮤니티의 기능을 가진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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