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거래도 ‘쿠팡·배민’처럼 쉽고 빠르게”

B2B 전문 소프트웨어 마켓 플랫폼…NOSEO 안상영 대표 

 

음식 배달엔 ‘배민’, 물건 살 땐 ‘쿠팡’, 하드웨어를 찾을 땐 ‘다나와’. 사람들이 언뜻 떠올리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정보를 찾을 땐 어디를 검색해야 할까. 대부분의 기업이 막막함을 느끼는 지점이다. 이렇게 감조차 잡히지 않는 이유는 쿠팡, 배민, 다나와처럼 소프트웨어 정보를 한 곳에 모아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노세요테크놀로지(NOSEO Technology)의 안상영 대표는 이런 이유로 기업 간에 ‘정보의 비대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가 나오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더 빠른 속도로 소프트웨어가 확산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산업을 바꿔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안상영 대표는 “IT업계에 15년간 있으면서 소프트웨어 판매자와 구매자 입장을 모두 겪었고,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이 많았다”며, “판매자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었고, 구매자 입장일때는 회사에 필요한 솔루션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NO’ SEO…“광고에 더 이상 시간·비용 쓰지 마세요”

한양대 MBA 디지털비지니스 재학 시절, 안 대표는 그간 자신이 업계에서 느꼈던 문제점이 자신만의 문제인지, 다른 이들도 느끼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인지 확인하고 싶어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 결과 모든 기업이 경험하는 공통의 문제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S/W 판매기업에 SEO(검색엔진최적화)에 의존하지 않는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고, S/W 구매기업에는 사업을 준비하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고자 작년 5월 서비스를 준비해 베타서비스로 노세요를 오픈했고, 올 1월 초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안상영 대표는 “판매자들은 새로운 고객을 찾는 것에 대한 소구점이 굉장히 강하다. 기존 고객들과 아는 사람을 연결해 나가는 등 기존 고객을 활용해 사업을 넓히고 매출을 늘리는 것은 잘하지만, 신규고객을 찾는 것에 매우 어려워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S/W 기업이 고객을 찾기 위해 가장 많이 하는 패턴은 광고하거나 자체적으로 마케터들과 SNS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혹은 웨비나, 세미나 활동 등을 하면서 비용을 쓰는 형태로 영업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금방 구매 활동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B2B는 B2C와 달라서 쿠팡처럼 물건만 직관적으로 보여준다고 바로 구매 결정이 나는 게 아니라, 기업 간 의사결정이라는 기나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업이 의사를 결정하는 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2년이 걸린다는 것인데, 기간이 길어지다 보면 타깃 광고를 하더라도 타깃에 대한 추적 자체가 힘들어지거나 끊기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타깃이 제품을 구매했더라도 어떤 이유로 구매했는지 알기조차 어렵게 된다. 이런 이유로 기업 입장에서는 끊임없이 고객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써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구매기업도 마찬가지다. 자기와 잘 맞는 기업의 S/W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게다가 검색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마치 챗GPT도 아는 사람이 잘 활용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안 대표는 “더 이상 기업이 업무 외적인 것에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세요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기업과 구매하는 기업 모두 사업의 본질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서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이름도 ‘NO’와 ‘SEO(검색엔진최적화)’ 두 단어를 합쳐 만들었다. SEO에 신경 쓰지 않는 시장 환경을 제공하고, 광고 대신 데이터와 고객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더불어 ‘노세요’라는 한국 발음대로 사업을 기획하고, 서비스를 오픈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기업에 여유를 주고자 하는 중의적인 의미도 담았다.

‘노세요…소프트웨어계의 대표 ‘오픈 마켓’ 되겠다

안상영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노세요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약 10년 전에 생겨 최근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S/W뿐만 아니라 마케팅 컨설팅, 통역 서비스 등 기업과 기업이 주고받는 다양한 전문분야로 손길을 뻗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관련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초기 국내시장 선점을 위해 노세요가 내놓은 차별화 정책은 오픈마켓 형태다. 

안상영 대표는 “다른 플랫폼은 심사제로 운영하거나 플랫폼 자체적으로 등록해 올려주는 형태인데, 노세요는 기업의 성격이 플랫폼의 취지에 벗어나지만 않으면 진행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고 소개했다. 

기업이 자유자재로 등록하고 홍보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이다. 자사를 알릴 수 있는 상세 페이지를 등록할 수 있고, 그 안에는 회사가 제공하는 솔루션에 대한 정보, 가격, 연락처 등 회사 관련 정보를 이미지와 유튜브 영상 등과 함께 넣을 수 있다. 또한, 구매기업이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33개 대·중분류 카테고리를 설정했고, 해당 카테고리 안에서도 회사명, 기능, 업무에 대한 페인 포인트 등을 검색하면 좀 더 디테일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비용 투자 없이 진행해 판매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즉, 입점비가 없고, 마케팅 후 실질적으로 구매가 일어났을 때 정산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를 안정적으로 알리고, 기업의 이익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휴 서비스도 탑재했다. 단순히 정보만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례로, PDF 같은 자료가 있다면 어떤 고객이 어느 페이지를 언제, 어떻게 봤는지 등 관심도를 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휴해서 제공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1~2달 후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세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기업에서 올린 콘텐츠의 어떤 내용을 봤는지, 얼마나 스크롤을 해서 어떤 내용을 봤고, 어떤 내용에 클릭을 많이 했는지 등 마우스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면서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판매기업과 구매기업이 더욱 양질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는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사의 관심사를 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 양쪽 모두가 좀 더 원활하게 토론하고, 비즈니스가 실질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영 대표에 따르면, 작년에 이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관심을 주는 기업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한다.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AI 관련 기업과 데이터 중개 회사, 블록체인 회사 등 30곳의 기업과 상품 제휴를 했고, 60개 기업의 상품이 등록돼 있다. 한 달에 플랫폼에 들어오는 수도 300명이 넘는다.  

S/W 기업에 더 많은 잠재고객을 연결할 수 있도록

안상영 대표의 목표는 S/W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를 잘 알려 성과를 올리도록 하고, 구매기업 입장에서는 S/W 비전문가들이라 하더라도 손쉽게 필요한 S/W 회사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쿠팡 같은 경우, 어떤 물건에 어떤 원재료가 들어갔고, 가격 등 정형화된 형식이 있고, 소비자에게 매우 명확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그렇지 않다”며, “이 부분을 단계적으로 풀어 수많은 S/W 기업 중에서 자신과 잘 맞는 회사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구매기업이 판매기업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이런 문제가 해소되고 나면 그때부터 비교, 분석을 하게 된다. 즉, 판매기업을 잘 찾는 것이 결정적인 구매 요소는 아니라는 말”이라며, “노세요는 이에 맞서 기업들이 커스터마이징이나 자사가 원하는 것들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노세요는 정부지원사업 중 하나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돼 8월 법인 설립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 안상영 대표는 노세요테크놀로지를 마케팅 플랫폼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꿈을 내보였다. 

안 대표는 “2016년도에 사용자 관계형 마케팅이라는 특허를 출원했다. 플랫폼 사업에 있어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며, “플랫폼에서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려면 마케팅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누구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이 부분을 사업에 적용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는 한국형 S/W 기업을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안상영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사스(SAAS) 형태라고 해서 클라우드에서 인터넷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S/W 기업의 90%는 오프라인 형태의 기업이다. ERP 기업이 대표적인 사례이고, AI 솔루션의 경우에도 보안이나 여러 이슈 때문에 오프라인 기업 형태를 띠기도 한다. 

이에 안상영 대표는 “노세요는 오프라인에서 구축을 한 형태의 S/W 기업도 온라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다”며, “소프트웨어 쪽에서 O2O 형태의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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