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관광도 게임하듯 ‘플레이’ 하세요

손안에서 즐기는 문화·예술 콘텐츠…㈜100케이션 김웅겸 대표 

 

“역사는 좋아하지만, 수업은 재미없어요.”

스마트 콘텐츠 제작 기반의 소셜벤처기업 ㈜100케이션(100CATION)이 300명의 초·중학교 학생에게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가 재미있나요?’라고 물었더니, 75%의 학생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100케이션 김웅겸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는 우리의 정체성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는 우리 고유의 자산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입시 위주의 단순 암기식 과목으로 인식돼 일찌감치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며 “역사교육의 대중화와 저변화를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나와야 한다”며, “우선,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게임 플레이 기법을 적용한 스토리텔링식의 콘텐츠로 스스로 체험하며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앱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100케이션은 여기서 다 나아가 외국인을 타깃으로 ‘K-팝 연계 미션형 스마트 관광 앱’도 개발했다. K-팝과 결합한 여행 콘텐츠로 콘서트부터 숙박, 여행지 경험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길 안내를 바탕으로 K-팝 콘서트가 열리는 곳과 숙소 주변을 쉽게 탐색할 수 있다. 

포켓몬고 쫓듯, 돌아다니며 나만의 역사 스토리를 갖다

역사교육을 전공한 김웅겸 대표는 졸업 후 강화, 공주, 부여 등 우리나라 대표 유적지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역사·문화와 관련한 현장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교사로 5년간 일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당시 아이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지만, 단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내 스타일의 교육보다는 회사의 방침대로 진행했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역사의 경우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한 인물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도 장단점을 말해주고 아이들 스스로 생각을 하게끔 해야 하는데, 역사적으로 가치 있거나 위대한 사람에게 단정짓는 평가를 내리는 방식들이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이에 그는 당시의 경험을 살려 ‘역사=재미없고, 지루한 것’에서 탈피해 ‘역사=쉽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2020년 5월 100케이션을 설립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 스마트폰과 역사교육을 엮어 게임 플레이 기법을 적용해 만들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고종 암살을 막아라’는 덕수궁에 숨어 있는 각종 퀴즈나 미션을 풀며 고종 황제의 암살을 막는 스토리다. 포켓몬고처럼 각 문화재를 인식해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게 돼 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역사를 배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게임을 하는 학생들이 모두 똑같은 과정을 겪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인트마다 선택하는 정답에 따라 각자 다른 길로 가도록 분기점을 설계했다. 즉, 최종 목표는 같을지라도 자신이 경험하는 과정과 이야기는 자기만의 특별함으로 채울 수 있다. 

김웅겸 대표는 “앱은 고종 암살에 대한 시나리오로 시작한다. 이후 카메라 화면이 열리며 대한문 입구에서부터 이벤트가 시작되는데, 각 이벤트 요소마다 주어진 단서를 얻기 위해 해당 장소의 역사적 사건을 시나리오화한 퀴즈를 풀어야 한다”며, “AR(증강현실)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해 야외나 밤 시간대에도 문화재 데이터 식별 능력을 높였고,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한다”고 소개했다.

100케이션이 AI 가공 데이터로 확보한 문화재 이미지는 작년 기준, 10만500장이다. 올해에는 20만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가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AI 비전 인식을 위해 하나의 문화재에 수천, 수만개의 이미지가 필요하다. 성인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와 초등학생이 사용할 때 방식이 다르고, 하다못해 스마트폰의 높이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며, “광화문에 대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계절별, 시간별로 촬영해야 하므로 최소 5000장 이상은 찍어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역사 교육 앱이 필요한 이유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참관 수업의 폐해도 막을 수 있다. 

그는 “많은 교육기관에서 학부모 참관수업을 부담스러워한다. 이유는 교사들이 수업을 평가받는 기분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들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며,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감에 심하게 눈치를 보는 아이도 있고, 반대로 너무 과도하게 잘 하려고 하는 아이도 있다. 어떤 학생은 정답을 말하라고 등 떠미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며, 자율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이 앱을 사용하면 가족끼리 참여가 가능해서 부모가 직접 역사 교육을 시켜줄 수도 있고, 아이들과 같이 놀이하듯 활동할 수 있어 교육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유대감 형성에도 좋다”며, “덕수궁에 이어 경주 무열왕릉, 인천 개항장, 원주 강원감영, 창덕궁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앱 하나로 K-팝 콘서트 관람부터 여행까지 편리하게

K-팝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구가하면서 한국으로 관광을 오고 싶어 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여전히 한국은 외국인에게 ‘여행하기 어려운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김웅겸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막상 이들이 한국에 오고 나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숙박부터 택시, 맵, 인터넷 검색 등 모든 과정마다 각각의 앱을 깔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K-팝 콘서트를 보러 온 외국인이 콘서트장 주변을 스스로 여행할 수 있도록 앱으로 구현했다. 또한, 관광지에서 미션을 수행하면서 숙소까지 길 안내가 되도록 해놨기 때문에 별도의 맵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K-팝 연계 콘텐츠는 서울 북촌 4개, 인천 차이나타운 4개, 전주 1개, 진해 1개, 제주 서귀포 3개 등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OX 퀴즈, 인증샷, 퍼즐 등 6가지 형태의 미션으로 돼 있다. 랜덤으로 앱에 나타나는 K-팝 카드를 수집할 수도 있는데, 이 카드는 실제 굿즈로 증정한다. 

카드 소비, 지역화폐 등 공공데이터와 관광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션을 수행하는 사람의 국적, 연령, 성향별로 맞춤 미션을 생성하도록 알고리즘도 구축했다고 한다. 더불어 국내의 유명 엔터테인먼트사를 방문하거나 K-드라마 촬영지 및 제작 현장을 실제 관광지로 제공해 K-팝 성덕(성공한 덕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특화로 인해 작년 4월 론칭한 ‘K-팝 연계 미션형 스마트 관광 앱’의 다운로드 수는 5500건을 넘었고, 유료 고객 4500명, 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이처럼 100케이션이 팬덤 문화를 정확하게 저격할 수 있던 비결은 고등학생 시절에 아이돌 연습생이었던 김웅겸 대표의 경험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K-팝 콘서트를 보면서 한국의 다양한 놀거리와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좋다”며, “앱을 사용하면서 관광지로서의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어 재방문을 유도하는 기능도 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세계로 뻗어가는 K-팝에 발맞춰 ‘글로벌 관광 앱’ 도약

김웅겸 대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의 영향력을 알리면서, 현지 관광과 연계될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준비도 하고 있다. 대상과 방법은 같지만, 장소가 해외로 확대되는 것이다. 

첫 번째로 진출할 나라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K-팝의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인 베트남이다.

김웅겸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이돌이 단콘(단독콘서트)을 거의 하지 않는다. 티켓파워가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단콘이 흔하게 열리는데, 블랙핑크의 경우 작년에 베트남에서만 3번의 단콘을 했을 정도였다.

이에 100케이션은 오는 8월 베트남에 ‘K-팝 연계 미션형 스마트 관광 앱’을 론칭할 예정이다. 

콘텐츠 제작 및 진출 협력을 위해 베트남 호찌민의 휴텍기술대학교와 MOU를 맺었고, NIPA 베트남 글로벌 허브 입주사로 선정되는 등 베트남 현지에 인프라도 이미 구축했다. 

100케이션의 매출 역시 매년 상승 중이다. 김웅겸 대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작년 매출을 이미 넘어섰다. 그는 100케이션의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25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사람들에게 100가지의 다양한 방학(Vacation)을 선사하기 위해 다채롭고 재미있는 역사·문화·예술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스마트 문화·예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보존 및 공유해 나갈 수 있는 콘텐츠들을 제작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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