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별 맞춤 변리사 매칭부터 솔루션 상담까지

“당신의 ‘지식재산권’을 환하게”…㈜인디프 손보남 대표 

 

“각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게 보호하겠습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인디프(INDIP) 손보남 대표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말이다. 특히 지식재산권이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각각의 내용물이 어떻게 구성돼 있느냐도 중요하다고 했다.

IP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많은 기업이 자신의 기술과 딱 들어맞는 변리사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디프의 대표이면서 변리사이기도 한 손보남 대표는 그동안 현장에서 느꼈던 중소기업의 이런 페인포인트를 해소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고 한다. 

손 대표는 “각 IP에 특화된 기술을 잘 알고, 해당 기업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유한 변리사를 찾는 일이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광고나 지인 추천에 의지해 변리사를 찾기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매칭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전문가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창업한 이유를 밝혔다.

 

현장에서 느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갭 

특허사무소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특허대리인으로 활약했던 손보남 대표는 자신의 영역을 좀 더 확장하고 싶다는 마음에 은행으로 이직해 중소기업 기술평가 업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손보남 대표는 “특허 등록 이후에 실제로 해당 기술이 산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했다. 또, 은행으로 이직할 당시만 하더라도 기술금융이 도입된 지 몇 년 안 됐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도전의식도 있었다”며, “은행에서 중소기업의 기술평가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기업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체계적으로 법률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손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 ‘변리사에게 찾아가면 다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술 분야가 워낙 다양하고, 세밀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해당 기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변리사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훗날 특허의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는 “예를 들어 병원만 하더라도 각 과가 나뉘어 있고, 1차 의원, 상급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으로 체계화돼 있지 않나. 변리사 업무도 마찬가지”라며, “만약 AI 중에서도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특허라 하더라도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을 세밀하게 살펴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게다가 맞는 변리사를 찾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써야 한다는 것도 기업이 벽에 부딪히는 한계점이다. 

이에 누구나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전문영역별 변리사를 각 기업에 매칭해주고 싶어 작년 6월 인디프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업엔 아이디어별 특화 전문가를 매칭 

광고가 넘쳐나는 현실 속에서 특정 IP 관련 법률상담을 받고 싶어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인디프는 AI 상담서비스와 맞춤형 변리사 추천 솔루션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놀라운 점은 손 대표가 처음 창업했던 당시 ‘나도 이런 거 하고 싶었다’라며, 공감의 손길을 내미는 변리사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적절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고 변리사 입장에서는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루트가 그만큼 부족했다는 뜻이다. 물론, 관련 서비스를 진행하는 곳은 일부 있지만, 특허 분야만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플랫폼은 전무했다. 

손 대표는 “나처럼 대기업의 특정 기술업무를 진행했던 사람이 개업해 나왔어도 경력을 이어 나가며 연속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또한, 고객에게는 자기의 기술에 특화된 변리사를 찾아갈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손보남 대표의 취지와 비전에 공감한 변리사 200여명이 현재 인디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변리사로 등록할 때도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이메일과 이름만 기재하면 자동으로 특허청 인증과정까지 거치도록 시스템화했기 때문에 편리성을 증대했다. 

고객에게는 맞춤형 변리사를 3명 추천해 준다. 최적의 변리사를 추천해 주면, 고객 입장에서 좀 더 신뢰가 가고, 편안한 변리사를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또한,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담비용에 대한 평균 금액도 산출하기 쉽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고객 상담서비스도 제공한다. 대화형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IP 법률 서비스 진입장벽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잘못된 정보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정보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인디프의 이런 서비스는 자본이 부족하고, 유능한 변리사를 찾아 나서는데 시간상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에 유용하다. 이뿐만 아니라, 투자사에서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나 기술을 평가하거나 대학에서 교수진들이 연구나 기술개발을 할 때도 도움을 준다. 

이런 창의성과 기술력으로 인디프는 최근 특허청이 주최한 ‘2024 지식재산 데이터 활용 창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IP 솔루션의 글로벌화에 힘을 보탤 것” 

인디프는 변리사와 고객 간에 공유해야 할 부분을 자동으로 연동해 주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보남 대표는 “변리사는 특허 출원 관련 업무도 중요하지만, 사건마다 고객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마감 기일에 맞춰 일을 진행해야 하므로 스케줄링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이런 부분을 AI화 시켜 우리 플랫폼에서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고객과 바로 연동할 수 있도록 대시보드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변리사는 단계마다 고객에게 이메일링하는 단계가 줄어들고, 고객 역시 자신의 출원번호만 입력하면 단계별 정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기본사항을 확인 후, 변리사와 좀 더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다. 즉, 양측에 까다롭고, 자칫 귀찮게 여겨질 수 있는 점들을 해소해 준다는 점이 장점이다. 

손 대표는 여기서 더 나아가 IP 서비스와 솔루션의 글로벌화를 통해 IP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2014년 변리사로 처음 활동할 무렵 봤던 기사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당시 기사 내용이 ‘한국을 IP 허브 국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었는데, 그걸 본 순간 마음이 웅장해지는 걸 느꼈다”며, “하지만, 지금 실질적으로 그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특허출원을 가장 많이 하는 5개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대부분 대기업 위주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특허청 시스템이 굉장히 잘 돼 있음에도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시스템을 잘 갖췄는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IP 서비스나 솔루션의 글로벌화에 힘을 보태고 싶다. 또한, 기업이 미국,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에 진출할 때도 현지의 실정을 잘 아는 변리사를 찾을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며, “변리사회, 라이센싱 협회, 아시아변리사회, 미주변리사회 등 파편화돼 있는 단체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온라인 장을 만들고 싶다”는 꿈도 내비쳤다.  

이러면, 해외의 기업이 한국에 들어올 때 대형법인이 독점하는 구조를 분산시킬 수 있고, 국내의 변리사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이들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손보남 대표는 “독립적인 각각의 IP를 다 소중하게 보호하고 싶다는 뜻에서 인디펜던트(Independent)라는 영단어를 차용해 인디프라고 회사 이름을 지었다”며, “우리의 서비스가 각각의 권리를 밝히는 계기가 되면 좋겠고, 좀 더 나은 산업환경으로 가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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