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안전용품 ‘혁신’…근로자 위한 ‘안전’ 솔루션

”스마트 기술과 연계해 안전·보건 책임”…㈜솔리렉스 이종성 대표 

 

한국 사람들은 활동성이 뛰어나고 창의적이죠그래서 안전용품에도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덧대는 것을 좋아해요예를 들어 저기 노란색 보호복이 보이죠저 보호복도 그냥 입지 않아요하다못해 구멍을 뚫어서 바람도 넣고통풍이 좀 더 원활하게 만들죠.”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솔리렉스(Solirex) 이종성 대표가 사무실 한쪽에 서 있는 마네킹을 가리키며 말했다안전이 최우선으로 자리잡힌 미국이나 유럽의 산업환경에 비해 안전문화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에게 안전용품이란불편하고 어려운 존재다그러다 보니 자기에게 맞도록 제품에 손을 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물론그 과정에서 좀 더 개선된 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역수출하는 기회를 잡기도 한다.

 

이 대표는 소품종 다량생산하는 외국계 기업과 달리 우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더라도 커스텀(Custom)을 통해 고객 맞춤형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IoT 기술을 더해 한 단계 더 진보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문화’ 형성하려면제품이 편하고 쉬워야 한다

 

2010년 설립한 솔리렉스는 원래 솔라셀을 다루던 업체였다고 한다그러다 반도체 공정용 화학소재 전문기업에서 영업본부장과 기획본부장을 맡고 있었던 이종성 대표가 솔리렉스로 둥지를 옮기면서 안전용품을 다루는 회사로 거듭났다.

 

이 대표는 “LCD, OLED, 반도체 등을 다루던 이전 회사 특성상 화학약품을 많이 다뤘다실제로 공장에서 불산 관련 일도 많이 접했다, “이런 부분을 현장에서 핸들링하다 보니 안전 부분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에 엔지니어에 맞게 화학 안전 관련 보호구가 좀 더 진화돼야 하고다양화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차에 솔리렉스의 부사장으로 입사하면서 안전에 관심을 더 가졌고, 2016년 8월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하면서 사업방향을 안전으로 맞췄다고 한다

 

특히기성품으로 만들어 현장에 공급되는 외국계 기업 제품이 국내 현장에서는 다시 커스텀해 사용해야 할 부분들이 많았던 점에 착안해 제품을 기획했다.

 

이 대표는 제품을 일부 변경하고새로운 것을 제안해 리디자인과 설계를 하고소재를 바꾸는 등 일련의 모든 과정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례로, 30가 넘는 날씨에 보호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는 거의 40~50를 훌쩍 넘긴다그렇게 되면 작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땀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이 생기기 쉽다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입는 보호복 때문에 제2, 3의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소재 역시 일반적인 물이나 화학물질 외에 유해화학물질까지도 대응하기 위해서는 계속 변경과 강화가 필요하다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이 필요하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국내 근로자에 특화한 맞춤형 제품 개발역수출 사례도

 

솔리렉스에는 근로자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편의성을 인정해 입소문만으로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제품이 많다근골격계 보호대가 그중 하나다.

 

이종성 대표는 당시 사회적으로 청소관리원들이 무거운걸 들어 올리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허리의 근골(근육과 뼈)에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이슈가 있었다, “우리는 이런 문제가 두드러지기 전부터 산재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를 위해 제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이후, 2019년도에 제품을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당시에는 몇몇 지자체에서 구매할 예정이었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예산 부족으로 판매율이 저조했다하지만공구상농업 종사자물류업 종사자환경미화원을 비롯해 나이가 많은 어르신까지 제품의 효용성을 느끼면서 지금은 솔리렉스의 효자 상품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외에서 들여온 제품을 솔리렉스에서 대량생산해 역수출한 사례도 있다근골격계 보호대의 2세대격 제품으로 척추 중심 근골격 교정 보호대가 그것이다미국에서 이 제품을 생산할 때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 만들었지만페이턴트(patent) 공유로 금형을 떠 대량생산할 수 있었고이를 통해 지금은 해외로 역수출하고 있다.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초···대학교와 연구실정부기관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 제품도 있다유해화학물질 개인보호장구 패키지인 올댓세이프로 불산염산황산 같은 화학물질이 날아와도 견딜 수 있고각종 화학사고에 스스로 대비할 수 있도록 보호복안전장갑방독마스크안전화마스크랜턴피부케어크림 등 모든 개인 안전보호구를 내화학 가방 안에 담았다올해에는 한국환경관리공단에서 전면형 방독마스크보호복장갑필터를 한 세트로 엮어 850개를 발주했다고 한다.

 

이종성 대표는 한국에서 아이디어를 내고기획한 제품으로 현재 월드와이드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IoT 휴대용 안전버튼을 추가해 앱 연동으로 GPS 기반의 위치정보를 발송하고위급 발생 시 SOS 알림이 갈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했다고 소개했다.

 

온열질환에 대비한 쿨링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종류도 넥밴드스카프조끼헤드팩이너캡 등으로 세분화해 단순히 입던 것에서 벗어나 레저 헬멧이나 산업 안전모 안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였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는 전국의 코로나센터에 지원품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똑같은 제품이더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의견이 각기 다르다최대한 모든 의견을 반영해 개선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더위가 빨리 시작하는 경향이 있는데보통 4월만 되면 쿨링 제품을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스마트 기술과 융복합해 시너지 발휘소기업과 상생

 

이종성 대표는 안전용품과 사물인터넷과의 융복합을 통해 모든 작업자가 좀 더 수월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가령보호복에 IoT 기능을 달게 되면 염산이나 불산이 튈 경우 색상을 감지해 알려줄 수도 있고온도센서를 넣어 온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상황과 근로자의 몸 상태를 알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3~5인 이하의 중소기업과 협업함으로써 상생의 의의도 다지고 있다.

 

직경 64mm 크기의 공 모양으로 디자인된 다기능 휴대용 스마트 가스 감지기가 대표적이다이 제품은 밀폐공간에 진입하기 전에 제품을 굴리거나 끈에 매달아 넣어봄으로써 해당 공간의 산소일산화탄소황화수소 등의 가스 농도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또한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휴대전화로 신호를 줌으로써 실시간으로 안전 확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스마트 기술을 제품에 연계함으로써 관련 기업에 유통망을 열어주는 역할도 할 뿐 아니라솔리렉스 제품에도 시너지가 발휘돼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이 대표는 매년 4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데올해는 작년 대비 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내년에는 40~5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표는 Safety Of LIfe와 왕(King)을 뜻하는 라틴어인 Rex에서 회사명의 의미를 찾은 것처럼 앞으로도 인생 안전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그는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안전보다 생산성이 먼저라는 문화가 일부 남아 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산업 현장별로 맞춤형 제품 개발을 해왔다특히 안전용품에 스마트 기술을 연계해 안전보건환경소방스마트 안전까지 책임지고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