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 ‘기술’ 접목하면 디지털 자산이 됩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멤버십 솔루션…㈜빅스터 이현종 대표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 효용성을 제공해야 쓸모가 있습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거창해져도 종국에는 인간에게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빅스터(BIGSTER) 이현종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문기업으로 시장에서 자리 잡은 빅스터는 블록체인 기반의 NFT 플랫폼인 ‘밍글민트’를 개설해 디지털 아트 거래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티켓팅 시스템인 ‘밍글패스’를 만들어 오는 10월 론칭을 앞두고 있다. 

빅스터의 이런 사업모델은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현종 대표는 “예술작품을 거래하는 증빙인 NFT는 대중보다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국한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똑같은 기술이라도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며, “이에 멤버십 기반의 티켓 서비스야말로 대중을 위한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필요한 기술”이라고 장담했다.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인 이익을 주고 싶다

빅데이터 전문기업으로 2012년 설립한 빅스터는 그동안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만드는 일을 주로 해왔다. 일례로, 대중교통 이용현황 분석을 통해 지자체에 최적화된 대중교통 노선을 만들어 주거나, 상하수도 노후화 정도를 예측해 가장 먼저 보수해야 할 곳을 찾아주는 일이다. 혹은 기상 데이터를 경량화하는 등 예측모델을 만들고, 빅데이터를 가공해 공공에 공급해 왔다. 

이는 예측 추천 솔루션의 개발로 이어져 수작업으로 했던 경제교육 콘텐츠의 음성을 자동으로 분류해 준다거나, 특정암에 대한 자동 진단을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일로 확장됐다. 또한, sLLM(small Large Language Model, 소형언어모델) 구축 서비스를 통해 전문 챗 로봇서비스를 구현해 언론사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후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밍글민트라는 NFT 디지털 아트 거래 마켓을 개설했지만, 예술 분야라는 특성상 대중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블록체인 기반의 티켓팅 시스템인 밍글패스를 개발했다고 한다. 즉,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가 실질적인 이익을 주고 싶다는 의지인 셈이다.

행사 참여할 수 있는 ‘자격’ ‘권한’ 증명…디지털 멤버십

밍글패스는 오프라인 행사를 주최하는 공급자와 행사에 참여하는 소비자 모두 ‘효용성’을 누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우선, 밍글패스를 이용하면 입장 절차가 간소화되고, 한번 행사를 방문한 고객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

이현종 대표는 “지역이나 대학 축제 등 좌석이 별개로 없는 행사의경우 고객이 언제, 어떤 부스를 방문했는지 일일이 체크하기 힘들었다”며, “이런 문제를 스마트폰 QR 인증을 통해 익명화된 고객들의 동선 파악까지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티켓 기록이 보존되기 때문에 고객관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히 티켓을 사고 끝나는 게 아니라 티켓을 살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멤버십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지류·모바일 티켓 구매시스템과 차별화된다.  

이 대표는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밍글패스 앱 내에서 유사한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까지 타깃팅해 마케팅할 수 있고, 이런 멤버십을 선판매 함으로써 사전홍보와 수요조사까지 한 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행사 주최 측의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고 했다. 

소비자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과 권한이 주어질 뿐만 아니라 우선 혜택이라는 희소성까지 따르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방지부터 투자로서의 가치까지 누릴 수 있다. 

그는 “공연장이나 행사장을 가면 지금도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종이로 출력해 체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 티켓 서비스는 티켓 구매를 위한 자격 증명을 위해 얼굴 정보까지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개인정보에 민감한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어 “밍글패스를 이용하면 정당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입장을 하는지, 안 하는지 손쉽게 파악이 되기 때문에 암표 예방이 된다”고 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멤버십에 웃돈을 얹어 다른 사람에게 판매도 할 수 있어 투자처로서도 활용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이현종 대표는 밍글패스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도 내보였다. 가령, 팬클럽을 비롯한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서 멤버십 발행 갯수를 정할 때 멤버들끼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사회 같은 기능을 부여해 멤버끼리의 유대감과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웹2.5 서비스’로 기존 NFT 예매 시스템의 불편을 해소  

이현종 대표는 이런 서비스를 총망라한 밍글패스를 가리켜 웹 2.5 서비스라고 했다. 현재 여름철 대표 콘서트 중 하나인 ‘싸이 흠뻑쇼’를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웹 3.0 서비스를 추구하는 싸이 흠뻑쇼의 티켓 우선권을 구매하려면 주최사가 발행한 NFT를 소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증을 받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이후 별도로 티켓을 사야 하는 불편함이 가중됐다. 밍글패스는 이 과정을 생략했다고 보면 된다. 즉, 자격 증명과 권한 증명이 동시에 되기 때문에 멤버십을 구입하면 티켓까지 포함되는 것이다.

이현종 대표는 먼저 미술 전시회, 세미나, 지역·대학 축제 등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행사를 중심으로 밍글패스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준 높은 무료 행사를 가능한 많이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전시회, 대학로 공연, IT 세미나 주최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무료 멤버십과 티켓 페이지로 장기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QR로 고객을 파악함으로써 기존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했던 부분을 모두 디지털화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사업자와 사업자가 만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B with B2C의 비즈니스 형태라고 명명했다. 

이현종 대표는 향후 인공지능 영역과 밍글패스 서비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통해 계속해서 신기술을 접목해 나가는 일과 밍글패스 서비스를 이원화해 운영할 것”이라며, “종국에는 밍글패스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형태의 멤버십 솔루션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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