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1년, 대러수출 직격…이익은 중국에

세계 경제침체·물가불안에 큰 영향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1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러우전쟁의 여파는 전세계가 경험하고 있다. 경제와 교역이 둔화됐고, 각국의 물가가 급등했다. 한국 역시 대러시아 수출의 급감을 비롯해 다양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러·우 전쟁 1주년, 주요국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러우 전쟁으로 한국의 지난해 실질GDP는 2.6% 증가에 그쳤다. 전쟁 이전에 3.0%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 것에 비하면, 0.4%p의 성장률이 사라진 것이다. 

올해는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IMF는 전쟁 이전에 한국의 2023년 실질GDP가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현재의 전망치는 1.7%에 불과하다. 무려 -1.2%p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피해는 전세계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세계 실질GDP는 당초 예상보다 1.0%p가 낮아졌다. 전쟁 발발 이전에는 2022년 글로벌 실질 GDP가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올해 2월 현재 기준으로 지난해 GDP 추정치는 3.4%에 그쳤다. 

보고서는 러우 전쟁으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세계 실질GDP 성장률이 2.3%p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세계적인 물가급등 촉발=2022년 전 세계 소비자물가도 러우 전쟁 이전 전망에 비해 4.6%p나 상승했다. 

2022년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8%에 달했다. 러우 전쟁 이전 전망치(4.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며, 유로존(5.3%p), 영국(4.4%p), 미국(3.2%p), 한국(3.0%p) 등 주요국들이 모두 기존 전망보다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 

반면 중국은 기존 전망(2.3%)에 비해 0.3%p 낮은 2.0%로 물가 상승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은 러우 전쟁 이후 에너지와 식품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2022년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만에 9.1%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고치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1981년 11월(9.6%)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임기 첫해였다. 

6월 당시 미국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보면, 에너지(3.0%p)와 식품(1.4%p)의 상승분이 전체 상승(9.1%)의 48.7%를 차지했다. 

3분기 이후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여타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 전가되면서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요인이 30%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원유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당초 전망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다. 

◇한국의 대러 수출 -36.6%로 위축…중국은 크게 증가=러우전쟁의 여파로 한국은 대러시아 교역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반대로 중국은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러시아의 주요 교역 36개국을 분석한 결과 전쟁 이후 수출과 수입을 합친 교역이 증가한 국가는 17개, 감소한 국가는 19개였다. 한국은 -22.6%로, 일본(-11.1%)이나 독일(-21.0%) 중 수출중심 국가들에 비해 감소폭이 더 컸다. 

수출 감소폭은 이보다도 더 컸다. 2022년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36.6%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 감소의 영향이 컸다. 한국은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 감소가 대러 수출 감소의 70.4%를 차지해, 36개국중 자동차 등의 수출 감소 기여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중국은 중국의 대러 수출이 12.8%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부품(증가기여율 21.6%), 굴착기(9.8%), 타이어(6.8%), 트랙터(5.4%) 등 차량 관련 수출 증가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러수출 위축에 따른 반사이익을 중국이 챙겼다는 의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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