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40% 급락…3월 수출은 더 나쁘다

수출감소 여파에 반도체 7개월, 제조업 5개월 연속 생산감소 

 

“이번 달 수출 감소폭은 2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31일 제20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일평균 수출로는 지난 2월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3월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3월 수출이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3월 들어 20일까지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감소는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반도체 생산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들어 반도체 생산이 40% 이상 급락했다. 생산감소가 벌써 7개월 연속인데, 수출감소의 여파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들어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8% 줄어들었다. 지난해 8월 -3.5%를 시작으로 7개월 연속이다. 10월 당시 -11.1%였던 반도체 생산 감소가 11월에는 -22.6%로 뛰어오르더니, 올해 들어서는 1월 -33.9%에 이어 2월 -40%대에 진입했다. 

반도체 생산감소로 반도체가 포함된 제조업 전반의 생산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2.8%로 감소전환한 제조업 생산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2월(-11.1%)과 올해 1월(-13.6%)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한 뒤, 2월에도 -8.2%를 기록했다. 

반도체의 생산감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중에서 생산이 크게 증가한 산업도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자동차의 생산이 26.2%로 크게 늘었다. 통신·방송장비(43.9%), 기계장비(8.6%) 등의 생산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전자부품(-36.3%), 화학제품(-17.3%) 등의 생산은 줄어들었다. 

최근의 추이를 볼 수 있는 한달 전과의 비교에서도, 2월 반도체 생산은 -17.1%로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4.8%), 통신·방송장비(-16.4%) 등은 지난해보다 생산이 많이 늘었지만, 한달 전과 비교하면 생산 증가가 주춤한 모습이다. 

◇수출 줄고 재고 늘고…제조업 가동률까지 떨어져=제조업 생산감소의 주된 원인은 수출감소에 있다. 출하와 수출 등 주요 지표들이 부진하면서 생산까지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제조업의 출하는 2월 들어 지난해 2월보다 1.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6.5%)과 올해 1월(-10.3%)보다는 감소폭이 줄었다. 

출하량 역시 반도체가 -41.6%로 크게 감소했다. 이 밖에 전자부품(-38.0%), 화학제품(-10.6%) 등의 출하가 줄어들었다. 증가한 업종은 자동차(26.0%), 전기장비(20.1%), 기계장비(6.5%) 등이었지만, 반도체 감소 폭이 커 전체 출하량이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의 내용을 보면, 감소하던 내수 출하는 증가로 반전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수출이었다. 내수는 2월 들어 3.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4.1%)과 올해 1월(-7.1%) 이어진 내수출하의 부진이 봄을 맞아 중단된 모습이다. 

하지만 2월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8.3%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9.6%)과 올해 1월(-14.2%)보다는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큰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고는 늘고 가동률을 줄어드는 모습이다. 제조업 재고는 2월 들어 지난해보다 8.9% 증가했다. 1월(10.1%)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2월 들어 1년 전에 비해 8.1% 감소했다. 

문제는 반도체와 수출의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전경련이 최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4월 전망치는 93.0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13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기준치를 넘지 못했다는 것은 부정적 경기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의 BSI는 85.7로 7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전경련은 “한국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자·전기 산업의 부정적 경기전망이 이어지면서, 최근 우리나라 수출의 부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