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이라는데…소상공인 체감경기 찬바람

“경기침체 인한 소비감소”에 속수무책 

 

새해 들어 1월 중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체감하는 경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설 연휴가 있는 2월 전망 역시 먹구름이 가득한 상황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월말 발표한 ‘2024년 1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 결과’를 보면, 2월 경기전망 BSI는 65.2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98.0) 이후 5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들어 1월(79.5)에 비해 2월에 14.3포인트가 떨어지면서 하락폭이 더 커졌다. 심지어 2월에는 설 연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월 경기전망이 악화된 점이 특이사항이다. 지난해 추석이 있던 9월의 전망 BSI는 98.0이었는데, 한달만에 15.4포인트가 상승한 바 있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조사는 1월 중순 17개 시도 소상공인 9개업종 2400개사와 전통시장 8개업종 13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향후 전망 만큼이나 현재의 체감경기도 좋지 않다. 1월 중 소상공인들의 체감 BSI는 48.1을 기록했다. 소상공인들의 체감 BSI가 50포인트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2년 2월(37.5)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2022년 2월에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리두기의 마지막 고삐를 당기던 시기다. 

최근 추세도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59.0) 이후 한달만에 10.9포인트가 떨어졌고, 9월(70.5)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년 전인 2023년 1월(59.8)보다도 11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세부항목을 보면 조사한 대부분의 부문에서 체감상황이 악화됐다. 판매실적 체감은 1월 들어 48.0으로 한달전(60.4)보다 12.4포인트 떨어졌고, 자금사정 체감 역시 한달만에 12.9포인트(64.4→51.5) 하락했다. 비용상황 체감(4.5포인트↓)과 구매고객수 체감(11.9포인트↓) 역시 하락했다. 

설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 역시 경기가 좋지 않다. 2월 전망이 지난해 추석이나 설날에 비해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연휴 대목인데…전통시장도 찬바람

전통시장의 2월 전망 BSI는 73.2를 기록하며 1월(71.2)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명절 대목임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설 연휴가 있었던 1월의 전망 BSI가 86.5로 올해보다 13.3포인트가 더 높았다. 2022년 12월(78.5)에 비해서는 8포인트가 상승하며 설연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올해는 상승폭이 지난해 설 연휴에 비해 4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 추석과 비교를 하면 차이가 더 커진다. 2023년 추석이 있었던 9월의 전통시장 전망 BSI는 107.4로 올해 2월보다 34.2포인트 더 높았다. 같은해 8월(62.0)과 비교한 상승폭 역시 45.4포인트에 달했다. 

1월 체감 BSI 역시 40.4로 2022년 3월(40.3) 이후 1년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달 전에 비하면 판매실적 체감(14.1↓), 자금사정 체감(10.6↓), 비용상황 체감(5.9↓), 구매고객 수 체감(10.2↓) 등 모든 세부항목에서 크게 하락했다. 

체감 경기가 악화된 이유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모두 소비감소를 첫손에 꼽았다. 소상공인의 경우 체감경기 악화 사유 1위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46.5%)였고, 날씨 등 계절 요인(18.8%)과 유동인구·고객 감소(18.4%)가 뒤를 이었다. 

전통시장 역시 체감경기가 악화된 이유 첫 번째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39.1%)였다. 이어서 유동인구·고객 감소(26.9%), 계절 요인(19.9%) 순이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모두 2월 전망이 나아질 것으로 답한 이유로는 명절 효과를 꼽았다. 하지만 앞서 전통시장의 전망 BSI에서 확인한 것처럼, 설대목임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은 예년에 비해 희박한 모습이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는 어느 때보다 추운 설 연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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