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댕댕이·냥냥이는 뭘 좋아할까”…펫용품

베이비용품 그대로 반려동물용으로 변신 중…2024 서울펫쇼 

 

“한번 드셔보세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아이들’ 수제 간식입니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망울로 코를 킁킁거리며 진열대의 음식을 바라보고 있는 반려견을 위해 직원이 시식용 음식을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원재료부터 첨가물까지 묻는 보호자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내 아이’를 위한 음식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비교해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엿보이는 순간이다. 

강아지 세마리와 함께 경기도 파주시에서 전시회장을 찾은 박수경 씨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먹는 거를 워낙 좋아해서 간식류를 많이 구입하는 편이다. 오늘도 아이들 먹거리 때문에 일부러 시간 내 찾아왔다”며, “다양한 제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세일도 크게 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다. 최근 2~3년간 출생아 수보다 반려동물 수가 늘고 있을 정도로 펫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규모는 2022년 기준 8조원을 넘어섰고, 오는 2027년에는 1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지난 15일부터 3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서울펫쇼(SEOUL PET SHOW)’에는 200여 곳의 업체가 반려인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들고나왔다. 사람과 함께 먹는 펫 식품은 기본이고,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 중에는 육아용품에서 펫 용품으로 확장한 기업,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노리고 국내 기술력으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인 곳도 있었다.

펫 전용? 함께 먹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식품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은 단연 먹거리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만든 수제 간식은 기본이고,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한 비건 음식까지 트렌드로 떠올랐다.

롱앤숏먼치스낵은 약 6년 전부터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수제 간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시장에 진출했다. 

이푸름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요즘에는 반려인의 인식이 높아져서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안전하고, 고급스러운 간식을 선호한다”며, “간식을 개발할 때 직접 먹어보며 맛부터 식감까지 다양하게 고민한다. 간만 안 돼 있을 뿐이지, 사람이 먹는 음식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베스트 제품은 스시류다. 이 대표는 “오븐에 구워 만든 소고기 스시, 연어 스시, 계란말이가 인기 제품이다. 소고기 스시에는 고구마를 넣고 시금치로 묶어 오븐에 구웠고, 연어 스시는 연어에 단호박을 넣었다. 특히 연어 자체에 소금기가 있기 때문에 24시간 이상 물에 담가 짠 기를 제거해 만든다”며, “오리 도너츠도 인기인데, 약봉지처럼 개별 포장돼 있어 간편해 많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2020년도에 강아지 전용 아이스크림으로 시작해서 비건 제품으로 확장한 곳도 반려인의 발길을 붙잡았다. 

㈜주베베(JOUBEBE) 최두영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에 “2021년과 2022년도에 배스킨라빈스와 협업해 매장에서 함께 팔기도 했다”며, “블루베리 맛과 연어 맛이 인기 제품인데, 연어 맛 아이스크림은 실제 횟집에서 쓰는 연어 살코기를 삶아 살균해 넣었다. 블루베리는 미국산, 딸기는 국내 논산에서 생산한 딸기를 사용했다. 함께 들어가는 닭가슴살도 국내산 안심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방부제와 유화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젤라토 방식의 아이스크림이라서 사람도 같이 먹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다 보니 비건 식품으로 확장했다고 최두영 대표는 말했다. 그는 “강아지도 사람과 똑같다. 고기류의 단백질 식단으로 과하게 먹이다 보면 포화지방, 나트륨 때문에 비만, 췌장염 등의 질병에 걸리기 쉽다. 또한, 고기를 과다하게 먹으면 노령견이 되면서 치매나 각종 암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2021년도에 내놓은 제품이 콩으로 고기 맛을 내는 비건 쿠키다. 최 대표는 “해외에서는 펫 비건 상품이 매년 6%씩 성장할 정도로 빠르게 트렌드화 되는 카테고리다. 이런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아이들을 산책시킬 때 칭찬이나 보상 혹은 노즈 워크 용으로 주기 위한 쿠키를 먼저 선보였다”며, “이후 오메가3를 첨가한 비건 껌을 내놨다. 아이들 스트레스도 풀면서 치주염과 비만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앱을 통해 실시간 반려동물이 먹는 양을 확인할 수 있는 정수기와 급식기도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포먼트(PAWMENT) 정나예 대리는 “물을 마시거나 사료를 먹으면 앱 알림을 통해 알 수 있고, 하루에 얼마나 먹었는지 그래프를 통해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며, “강아지나 고양이 중에서 물을 잘 안 먹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물이 흘러내리도록 설계했고, 소음도 없어서 밤에도 조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말했다.

이어 “예약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요일, 시간, 양을 설정해 급여할 수 있다”며, “본체 분리형 구조로 돼 있어 세척하기에도 편리하다”고 강조했다.

‘목욕’을 싫어하는 반려동물 때문에 고민이라면 

반려인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목욕이다. 목욕만 시키려면 도망가기 일쑤인 데다 목욕 후 털을 말리는 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 드라이룸이다. 하지만, 일부 반려견은 박스 안에 들어가는 것을 무서워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소음이 커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드라이룸에 잘 들어간다 하더라도 배나 발바닥까지 건조가 완벽히 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이다. 

㈜퍼시픽도도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내놨다. 특히 반려동물이 목욕 후 드라이를 할 때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인 소음 문제를 해결했다. 

최명희 대표는 “강아지는 사람보다 청각이 16배 정도 발달했기 때문에 소음에 특히 민감하다. 게다가 드라이를 할 때 귀 옆에 대고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더욱 증가하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바람의 세기는 강하게 유지하면서 소음은 줄여 특허를 받았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퍼시픽도도의 드라이기에서 측정한 소음 수준은 45dB 이하다. 이는 조용한 주택의 거실에서 나는 소리 수준이다. 참고로 사람이 대화할 때 나는 소음은 60dB 정도다.   

최 대표는 “일반 드라이기보다 3배 빨리, 드라이룸보다 2~3배 빨리 털을 말릴 수 있다”며, “출시한 지 한 달 됐는데 반응이 좋다. 무엇보다 반려견과 스킨십을 하면서 스트레스 없이 털을 말릴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고 자신했다.

민감한 반려동물의 피부를 생각한 샴푸 제품에도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페토르(PETHOR) 허윤정 대표는 “샴푸의 원액은 피부에 좋지 않기 때문에 희석해서 쓰는 것이 좋다. 이 제품은 알갱이만 없는 샴푸면 모두 희석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원액보다 약 10배 더 거품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며, “거품이다 보니 세정력도 좋고, 물을 뿌렸을 때 금방 씻겨 나가 시간 단축도 된다. 평소에는 10번 정도 헹궈야 했다면 이 제품은 한 번만 헹궈도 샴푸기가 없어진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이어 “작년 10월에 출시했는데, 세수할 때 눈에 샴푸가 들어가지도 않고, 산책 후 발만 씻기기에도 용이해 반응이 좋다”며, “1월에는 방수제품도 출시했다. IPX 7등급 제품으로 1미터 수심에 담가도 제품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

베이비용 그대로 반려 용품으로 ‘확장’해 간다

최근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반려동물용 유모차다. 산책하는 곳까지 아이들을 안전하게 데리고 가서 운동을 시키거나, 복잡한 도심을 이동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모차 브랜드 에어버기는 베이비 유모차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했다. 고내환 대리는 중기이코노미에 “베이비용 유모차로 시작한 일본 브랜드인데, 펫 산업이 커지다 보니 펫 시장에도 진출했다”며, “타이어는 플라스틱이 아닌, 공기주입식 에어 타이어로 돼 있고, 삼륜으로 돼 있어 핸들링과 코너링을 할 때 흔들림이 없고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반려동물용 유모차가 국내에 활성화돼 있지 않았지만, 3~4년 전부터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며, “반려인 사이에서는 반려동물 유모차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릴 정도로 독보적”이라고 자신했다.

반려동물 유모차 전용 방석과 가드 쿠션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내업체도 있다. 

㈜오브앤(OBEN) 유정훈 대표는 “예전에는 고객들이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유모차 안에 이불이나 쿠션 등을 깔고 다녔다. 하지만, 보통의 방석은 강아지 관절에 좋지 않다. 침대 위에 올라가면 균형이 깨져 불편한데, 그 침대가 움직인다고 하면 더 힘들 것”이라며, “2019년에 이런 시장의 니즈를 반영해 전용 방석을 처음 만들었다. 방석에 라인을 줘 반려동물의 발이 고정될 수 있도록 해 흔들림에도 보호가 되도록 설계했다. 또, 앞뒤로 천 재질을 달리해 사계절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설명했다.

이어 “2021년도에는 유모차 가드 쿠션을 내놨다. 천편일률적인 유모차의 색상과 디자인을 보완하면서, 아이들이 유모차에 있을 때 편안하게 기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오브앤은 매출의 60%가 수출로 이뤄질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현재 미주, 유럽을 비롯해 동남아, 일본, 중국 등 1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반려인은 산책 시 해충으로부터 위험하지나 않을까 걱정하곤 한다. 이런 반려인의 마음을 헤아린 제품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

㈜아마존컨설팅그룹 acg는 네이처스독의 해충 방지 프로텍트 클립을 들고나왔다. 

정철 대표는 “벌레에 취약한 강아지를 위해 기존에는 스프레이 형식의 해충 방지약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화학제품이다 보니 털이 빠지는 강아지도 있고,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며, “이 제품은 100% 천연 오일로 만들어 인체에도 무해하다. 모기도 싫어하는 향이라서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

5년 전에 개발해 2년 전에 출시한 이 제품은 국내에서 1년에 50만개 이상씩 팔리고 있고, 미국 아마존을 비롯한 현지 펫숍에 납품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봄부터는 중국과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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