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전시회…MICE 산업에 부는 ‘ESG 바람’

대규모 인력과 장비 등을 동원하면서 탄소배출 이슈에 봉착 

 

1996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는 지난 2019년 11월 돌연 신규음반 월드투어 중단을 선언했다콜드플레이는 2019년 당시 총 122회의 콘서트에서 총 54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130여명의 스태프, 32대의 트럭, 9대의 버스 등 대규모 인력 및 중장비를 동원하면서 탄소배출 이슈에 봉착한 것이다. 2019년 당시 영국 음악·라이브 공연 산업군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한 해 405000톤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콜드플레이는 2021년 지속가능성 목표를 도입하고 향후 콜드플레이의 투어에서 2016~2017년에 기록한 탄소배출량의 50%를 절감하는 목표에 서약했다콜드플레이는 공연 제작화물밴드 및 스태프 여객비용 등 직접적인 요소부터 변화를 시도했다또한 DHL사와 협업을 통해 화물 이동시 발생하는 배출량환경영향 등을 통제하고, MIT 환경이니셔티브와 협업해 제3자 검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6월 기준 콜드플레이는 공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2016~2017년 대비 59% 절감하는데 성공했다여기에 더해 콜드플레이는 1명의 관람객 당 나무 한그루 심기 프로젝트를 도입해 24개국, 48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친환경 여행사와 총 23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재혁 국제ESG협회 회장은 서울시가 9일 개최한 ‘2024 서울 MICE ESG 비전 포럼에서 최근 MICE산업계에 불고 있는 ESG 흐름을 이처럼 소개했다. MICE는 (Meetings, Incentives Travel, Conventions, Exhibitions·Events)의 약자로 회의인센티브 여행, 콘퍼런스전시회 등을 아우르는 산업을 말한다.

 

◇ESG 중요성 커지고 있는 MICE 산업=세계 각국은 관광자원으로 MICE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 평가해 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규모 컨벤션 시설과 전시장을 건립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유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MICE 산업은 대규모 회의장이나 전시장 등 전문시설을 갖추고 국제회의전시회인센티브 투어와 이벤트를 유치해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산업으로 숙박교통관광무역유통 등 관련 여러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세계 각국이 MICE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MICE 방문객이 지출하는 금액이 단순 레저나 관광 목적의 일반 여행자보다 많고행사의 규모가 커서 고용창출 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창출되는 파급효과가 개최지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면서최근 MICE 산업에서의 지속가능성과 ESG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혁 회장은 “ESG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적 수익성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환경적인 위험요소를 고려해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여나가는 경영활동이라며, “한마디로 돈을 버는 과정이 떳떳하지 않은 기업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활동에 절차적 공정성을 준수해야 하며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고 했다.

 

가치사슬상 협력업체와의 공동 대응 필요=ESG 관심이 증가하며 박람회 및 전시회를 통해 지속가능성 관련 기술 및 솔루션을 발표하는 추세다친환경 기술에너지 절감탄소중립 실천 기여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에 따라 새로운 기술도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가상전시회 및 온라인 세미나도우미 로봇 등도 MICE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항공산업에서는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85%까지 감축 가능한 폐유농업 잔재물 등의 자원으로 생산한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싱가포르는 2026년부터 모든 출발 항공편에 SAF 사용을 의무화했으며, United Airlines의 SAF 투자 펀드에 참여하는 기업의 숫자는 올해 2월 기준 총 22개로 증가하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이벤트 관리를 위한 국제표준인 ISO20121이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 적용되기도 했으며행사 개최지 결정 요건에도 ESG 요소가 대두되고 있다국가도시 및 회의 시설의 수준국제적 접근성개최 후보지 및 국가의 ESG 추진 현황 정도 등은 개최지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글로벌 지속가능 MICE 목적지를 평가하는 도시협의체는 환경사회공급망도시마케팅 전담조직 등 4개분야 총 40부문을 평가해 지속가능 MICE 도시를 선정하는데, 북유럽 소재 도시들이 대부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우리나라의 도시는 고양 한 곳만이 16위를 차지하며 지속가능 MICE 목적지에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1996년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올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제5차 국제회의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지속가능한 국제회의산업 법·제도 마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현 회장은 전통적인 기업활동이 경쟁자에 비해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으로 평가됐다면, ESG 시대에는 가치사슬상 협력업체와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며자사가 속해 있는 생태계 전반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또한, ESG 성과지표는 경영활동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훌륭한 추가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ESG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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