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달새 5.4%↓…주요국 중 가장 부진

한국은행, 증시는 부진한데 환율은 큰 폭 상승 

 

코스피 지수가 최근 한달간 5%대 가량 떨어졌다. 주요 선진국들의 증시는 같은 기간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4년 1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종가는 2418이었다. 지난 10월말 당시만 해도 2556이었으나, 한달 열흘 사이에 5.4%가 하락했다. 비교대상국들 중에서는 가장 큰 하락폭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증시를 보면, 미국의 대표지수인 S&P500은 같은 기간 5705에서 6035로 5.8% 상승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미국은 신정부 경제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과 기술주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자본건전성 규제 등 금융 규제 완화를 주요 정책으로 채택한 사실이 있다고 짚었다. 

독일 DAX 역시 6.6%가 상승했는데 조기 총선 실시로 인한 재정정책 확대 기대, ECB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현재 지지율 1위인 기독민주당(CDU)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주가상승의 원동력 중 하나다. 

이 밖에 영국 FTSE100(2.1%), 일본 Nikkei225(0.7%)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신흥국 주가는 나라마다 차이가 컸다. 튀르키예 ISE100는 13.9%로 크게 상승했는데, 정책금리 인하 개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SHCOMP는 4.4% 상승했다.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또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을 두고, 시장은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평가한 것도 주가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증시가 부진한 신흥국들은 1% 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브라질 BOVESPA는 긴축기조 장기화 우려 등으로 1.1% 떨어졌고, 인도네시아 IDX는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등으로 1.6% 하락했다. 

 

원화가치 3%대 하락…달러화 초강세 속 1430원 돌파까지

증시부진에 원화가치 하락까지 겹쳤다. 10월말부터 12월10일 사이에 원달러 환율로 본 원화가치는 3.3%나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했다는 말은, 원화로 표기한 달러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로 인해 대부분의 화폐가치가 하락세지만, 한국은 계엄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들썩였다. 한국은행은 “견조한 미 경제지표 및 미 대선 결과(red sweep)에 따른 달러화 강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10월말 당시 원달러 환율은 1379.9원 이었다. 9월 당시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며 연저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탔고 11월말에는 1394.7원까지 올랐다. 

이후 12월 들어 1400원대를 돌파한 환율은, 계엄선포 직후인 3일 야간거래 당시 1446원까지 치솟았고 이후 1420~1430원대를 오가고 있다. 비교기준일인 12월10일에는 1426.9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 달러화의 가치는 강세를 이어갔다. 달러지수(DXY)는 12월10일 기준 106.4로 10월말에 비해 2.3% 상승했다. 미 국채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 경기둔화 전망 등으로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는 분석이다. 

유로화는 ECB의 금리인하 기대 강화,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같은 기간 3.3% 하락했다. 귄도스 ECB 부총재는 주요 관심 사안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서 경제성장에 대한 두려움으로 옮겨갔다고 발언하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엔화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대 강화에도 금융완화기조 유지 기대가 커지면서 강세폭이 줄어들어 0.1% 상승에 그쳤다. 최근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 데이터가 예상 경로를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이시바 총리는 정부와 일본은행이 2013년부터 실시했던 양적완화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흥국 통화는 미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특히 브라질 헤알화는 4.3%나 하락했다. 브라질 정부가 지난 11월27일 약 120억 달러 규모의 공공지출 삭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란 평가가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루블화는 미 재무부의 러시아 은행에 대한 신규 제재 등으로 5.6% 하락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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