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시장이 위축돼 과거의 성장방식으로는 투자유치가 어려우며, 투자자에게 확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과 차별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최정우 공인회계사는 주주관리서비스 기업 ZUZU가 최근 개최한 ‘스타트업 투자 첫 걸음, IR 자료 노하우’ 세미나에서, “버블시대의 성장방식과 현재의 성장방식은 달라졌다. 예전의 방식을 답습하며 진행하는 투자유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이후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위험자산은 크게 축소됐다. 특히 IPO와 M&A 시장이 경직되면서 스타트업의 엑시트 경로는 더욱 협소해졌다. 벤처캐피털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에서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전환된 상황이다. 성장가능성만 있는 또는 성장가능성을 주장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부결되고, 현금흐름 창출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3년 이하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비중은 급감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즉 유동성이 넘쳤던 2021년 이전의 스타트업은 손쉽게 투자를 받고 마케팅 비용을 소진한 뒤 트래픽을 올려 다시 투자를 받는 일이 가능했다면, 최근 투자자들은 이처럼 보다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IR 자료는 투자유치 활동의 시작=최 회계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투자활동을 하는 VC(벤처캐피털)들은 연간 8%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 대상을 모색한다. 연간 8%의 보장수익률을 5년간 복리로 운영하면 최소 5년간 47%의 수익을 발생할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VC는 자금을 모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을 5년간 제공해야 하므로 투자자의 관점에서 모험이 아니라 확실한 투자안이어야 한다.
따라서 투자유치는 기본적으로 회사가 좋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자료를 통해 우리 회사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 회사인지 알려야 하는 것이다. 투자유치 활동은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나 또는 나의 회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투자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행위다.
최 회계사는 투자자에게 마케팅이 가능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자료(IR 자료)를 만드는 것이 투자유치 활동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IR 자료를 만들어 스팸메일처럼 무작위로 발송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회사와 맞는 VC에게 진솔하게 투자를 제안해야 하며, 한번의 자료로 우리 회사가 어떤 모습인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번의 문서(IR 자료)를 통해서 우리 회사를 이해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IR 자료에는 명료한 논리적 관계, 큰 시장에 대한 이해, 명확한 차별성, 그리고 숫자로 이어지는 유연한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
◇IR 자료에는 스토리와 숫자 중요=최 회계사는 IR 자료에는 ‘시장은 어떻고, 문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누가 해결하며, 그 결과는 이렇다’ 하는 내용이 스토리로 정리되고 숫자로 입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R 자료를 작성할 때는 해결해야 할 문제와 문제를 이렇게 해결해야 하는 이유, 해결방안, 시장 크기의 추정, 차별화 등의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또, 경쟁자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이유도 설명돼야 한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이 목표로 하는 시장은 규모가 크고, 도전하는 기업도 많다. 따라서 차별성은 시장의 규모보다 더 중요한 요소다. 경쟁사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대기업이 관련시장에 진출할 경우에 대한 대응책 등도 미리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무조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에서 나혼자만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기술을 미래의 실적과 연관돼 생각해야 한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 도움이 되지만 특허가 차별성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 회계사는 업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서 미래 매출을 추정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최대한 단순화 시켜서 미래 매출이 실현가능함을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매출 추정은 회계사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대표 스스로 측정해보고 경영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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