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장사에 데이터화 재무공시 적용 늦춘다

자산 1천억 미만은 2년 유예…2028년 3월 첫 제출 

 

국제표준 전산언어인 XBRL로 주석을 작성한 재무공시의 의무화가 당초 내년 3월 시행에서 일부 연기된다. 중소상장사를 중심으로 규모에 따라 2028년까지 도입이 늦춰져, 2029년부터 전면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8일 금융감독원은 2025년 사업보고서 XBRL 주석 재무공시 신규 제출 상장사의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XBRL 재무공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연착륙 방안 등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는 2026년 3월말 사업보고서 제출 시 XBRL 주석 재무공시를 신규 도입하는 상장사가 1800여개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재무공시 주석 표 세부사항까지 데이터화

XBRL은 회계정보를 유통하기 위한 국제표준 전산언어다. 미국의 경우 모든 상장법인이 분기보고서를 XBRL로 제출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재무공시 자료를 XBRL로 작성할 때 주석의 목차 단위로 데이터화하는 블록태깅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추후 세부항목까제 데이터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반면 미국 SEC는 재무공시의 주석에 들어가는 표의 세부사항까지 데이터화 하는 디테일드 태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도 이 방식을 도입한 상태이며, 한국 역시 같은 방식을 도입하는 중이다. 재무공시의 주석에 들어가는 숫자 및 문자 등을 각각의 의미있는 데이터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작성은 금감원 XBRL 작성기를 통해 목차, 표 행·열, 내용 등을 입력하고, 이를 DART 편집기에 삽입하면 된다. 

 

XBRL로 재무공시를 작성하면 전체 데이터가 정형화된 XBRL 데이터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정보이용자가 데이터 분석 도구를 활용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문장이나 HTML 형식 표와 같은 비정형으로 작성될 때에 비해 주식 분석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의미다. 

 

일례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시장성 차입 발행일·만기일·청구권 내역 등의 데이터를 조회하고 조기상환에 따른 영향도 등을 분석할 수도 있다. 대규모 자산 취득에 따른 리스료 지급 스케줄 데이터 등을 조회하고 이를 향후의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에 연결지을 수도 있다. 소송사건, 담보제공, 과세관청의 조세 부과 등 우발부채 데이터를 조회하면 총자산, 자본금 등에 미칠 영향도를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올해부터 5천억 이상 상장사 의무화, 중소상장사는 연기

XBRL 작성 재무공시는 자산 2조원 이상 비금융 상장사부터 2024년 3월말 제출된 사업보고서에 우선 적용됐다. 

올해부터는 자산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의 비금융업 상장사로 XBRL 주석 재무공시 의무가 확대됐다. 제출 대상은 498사로, 유가증권 394사와 코스닥 104사가 있었다. 

당초 계획은 2026년 3월말 제출 예정인 올해 사업보고서부터 XBRL 주석 재무공시가 크게 확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산 5000억원 미만 상장사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XBRL 주석 상세 공시를 반기별(연 2회)로 완화하기로 했다.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만 상세공시를 적용하고, 분기보고서는 2028년말까지 작성이 수월한 블록태깅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분기별 공시까지 XBRL 주석 상세 공시가 의무화되는 시기는 2029년부터다. 

도입도 자산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산 2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인 약 550여개사는 기존과 동일하게 2026년 3월말부터 XBRL 주석 재무공시를 의무화한다.

자산 1000억원 이상 2000억원 미만인 약 500여개사는 적용을 1년 유예한다. 이에 따라 2027년 3월말 제출하는 2026년도 사업보고서부터 XBRL 주석을 제출해야 한다. 

자산 1000억원 미만인 약 750여개사는 2년 유예해, 2028년 3월말 제출하는 2027년도 사업보고서부터 XBRL 주석 제출을 의무화한다. 

금감원은 XBRL 주석 제출 의무화에 맞춰 상장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상장사 XBRL 재무공시 역량 제고를 위해 XBRL 시범 제출 및 피드백, XBRL 작성 가이드 교육 등을 지속 제공할 계획이다. 또 XBRL 재무공시 안착을 위해 시스탬을 개선할 계획이다. 

회계법인에 대해서도 XBRL 재무공시 결과(분·반기 및 사업보고서)를 지속 점검하고 회계법인 자문 결과에 대한 지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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