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주축 PE, 중기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나

성장, 승계, 이익 실현 지원…단순한 거래넘어 기업미래 설계 수단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위축됐던 국내 M&A 시장이 2024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사모펀드(PE)가 중견·중소기업의 성장, 승계, 이익 실현을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단순한 거래를 넘어 기업 미래를 설계하는 수단으로 M&A가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일PwC가 최근 발표한 ‘국내 M&A 시장의 회복과 진화-국내 중견·중소기업 M&A 시장 내 사모펀드의 역할’ 보고서는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위축됐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2024년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며, 새로운 진화의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A 시장 주축으로 자리잡은 PE=대기업과 사모펀드 (Private Equity, 이하 PE)의 활발한 투자 활동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가운데,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PE 거래가 M&A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잡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M&A 시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수단으로 등장했으며, 당시에는 채권단 주도의 부실자산 정리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저금리 환경과 글로벌 PE의 진출 확대를 계기로, 시장은 점차 PE 중심으로 전환됐다.

 

2025년 현재 국내에는 약 430개에 달하는 PEF 운용사가 활동 중이며, 누적 약정액은 140조원, 실제 투자 이행액은 10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산업 전문성과 운영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며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일PwC에 따르면, 최근 M&A 거래의 약 절반 이상이 PE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250억원 이상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거래 중 PE가 참여한 비중은 건수 기준 64%에 이른다.

 

이는 PE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오너의 M&A 옵션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과 높은 거래 확실성을 제공하며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이 직면한 다양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연한 거래구조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중소·중견 오너, M&A 택하는 이유=보고서는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이 M&A를 선택하는 이유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의 성장 전략(Growth) ▲고령화와 승계 부담 해소를 위한 지속 가능성 확보(Succession) ▲성과에 대한 이익 실현(Exit)을 꼽았다.

 

성장 측면에서는 디지털 전환, ESG 경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자본과 전략적 파트너 유치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M&A는 자금 조달을 넘어, 선진 경영 시스템 도입, R&D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 전략적 성장 수단으로 작용한다.

 

승계는 고령화된 창업주들의 현실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상속세 부담, 자녀의 가업승계 회피, 정부 정책의 미비 등으로 전통적인 승계가 어려워지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나 PE와의 협업을 통한 대안적 승계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익 실현을 통해 기업 가치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받으려는 수요도 뚜렷하다. 이는 은퇴 준비, 자산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의 모색 등과 맞물려 있으며, 최근 성공적인 Exit 사례들은 오너들의 결정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PE는 이러한 복합적 니즈에 맞춘 유연한 거래구조 설계를 통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일부 지분만 매각하고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매각 대금을 재투자해 향후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 등이 대표적이다.

 

◇중소·중견기업 M&A전략 실제 사례=보고서는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M&A 사례를 통해 이러한 다양한 목적과 니즈가 실제 거래구조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소개했다. 

 

폐화학물 처리 및 재생 기업인 광진화학은 고령 오너의 은퇴 및 승계를 고려한 매각 과정에서 Affirma/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거래를 통해 전문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이뤘다. 동시에 PE의 자본력과 전문성을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분야 선도기업인 루트로닉은 창업주의 보상 실현과 글로벌 확장이라는 이중 목표 아래 한앤컴퍼니와의 복합 거래를 통해 약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동시에 재투자 구조를 통해 미래 성과도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크린토피아는 2세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복잡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고 약 1900억원 규모의 거래를 통해 창업주 일가에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면서 성공적인 엑시트를 실현했다. 이 거래는 승계 문제 해결과 함께, 창업주 일가가 새로운 인생 단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자본거래를 넘어 미래 전략수단으로=보고서는 M&A가 단순한 자본거래를 넘어, 기업의 철학과 조직문화, 직원의 고용안정성까지 반영하는 종합 전략이라고 정리했다.

 

사모펀드는 이러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유연한 거래구조 설계, 신속한 의사결정, 인수 이후의 실질적 가치 제고 능력을 기반으로,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장기적 동반자(LT Partner)로 자리잡고 있다. 

 

예컨대 일부 지분만을 매각하고 경영권을 유지하거나, 매각 대금을 재투자해 미래 성장의 열매를 함께 나누는 구조는 오너의 입장에서 M&A를 부담이 아닌 기회로 인식하게 만든다.

 

보고서를 낸 유홍서 삼일PwC 파트너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M&A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승계 문제를 해결하며, 성과에 대한 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전략적인 도구”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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