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금리 “완만한 하락”…환율 “관세영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내년 전망에 “무역 불확실성” 강조  

 

“2026년은 각국의 통화 및 재정 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국내 상황과 무역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금리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우나,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함.”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최근 펴낸 ‘2026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는 내년도 경제전망이 어려운 이유로 무역 불확실성을 꼽았다. 미국의 고율관세 적용 효과가 세계 무역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준금리의 인하는 이미 예상된 바다. 지난 9월 미국 연준의 경제 예측치에 따르면, 2026년 기준 금리 예측치의 중앙값은 3.4%, 2027년 예측치의 중앙값은 3.1%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라 다른 나라들도 기준금리를 인하해왔기 때문에, 금리하락의 큰 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내년에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책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는 미국의 고용 부진 심화와 관세 부과의 양면성 때문이다. 두 요인은 경기 하방 압력을 증대시키는 주요 요인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직간접적으로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보고서는 “관세 및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경기 침체를 동반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한편 국가별로 상이한 재정 및 통화 정책 채택으로 인해 2026년 환율 및 국채금리에 높은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가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관세 영향의 본격화로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리인하의 방향성은 변하지 않더라도 속도는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 완만한 하락세 예상

 

달러화의 경우, 보고서는 “2026년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 지속으로 점진적 약세”를 예상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이 달러 가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미국 경제 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 전망에 따라 금리인하 기조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달러 약세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세의 물가 전가 효과가 2026년 본격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연준의 완화 속도를 제약하고 달러 약세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6년 원화가치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완만한 강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가계부채 등 구조적 제약 요인과 미국 관세 효과의 본격화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해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화가치 강세와 달러 약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글로벌 달러 약세 환경, WGBI 편입에 따른 구조적 자금 유입, 기업 밸류업 정책에 따른 주식시장 매력도 제고,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꼽았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법 개정으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유입되는 외국인 주식 자금 등은 원화강세 요인이다. 

 

또 반도체 수출은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2026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HBM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결정력 강화와 함께 수출 회복 및 경상수지 개선을 통해 원화 강세의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화 약세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가계부채 등 구조적 제약, 2025년 부과된 미국 관세 효과의 본격화, 대중국 무역 의존도, 에너지 수입 증가 부담이 지목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원화 흐름에 영향을 미치겠으며,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제한적이어서 한미 금리차 역전이 크게 확대되지 않아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이미 목표 수준에 근접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력은 미국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며, 이는 원화 안정에 기여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요 국제 투자은행들은 올해 4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1385원, 2026년 1분기 1370원, 24분기 1355원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